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스웨덴 럭셔리 니치 향수 바이레도(Byredo)의 국내 판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 최대 뷰티 기업 로레알(L’Oréal)의 바이레도 인수가 돌연 무산되면서, 로레알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제치고 직접 국내 판매에 나설 가능성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로고.

22일 유통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하반기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과 현대백화점 신촌점 등 5곳에 바이레도 매장을 연다. 5개 모두 백화점 내 입점을 앞두고 있다.

개점 이후에는 스페인 뷰티‧패션기업 ‘푸이그’(Puig)와 바이레도 판권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푸이그는 ‘니나리치’ ‘파코라반’ ‘장 폴 고띠에’ ‘캐롤리나 헤레라’ 등 유명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회사다. 지난달 초 ‘로레알 10억 유로 인수설’을 뒤집고 바이레도의 지분 과반수를 인수했다.

유럽 화장품 소매업 전문협회인 독일연방향수협회(Bundesverband Parfümerien e.V.)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25억8500만유로(약 3조4600억원)의 순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전망치는 30억유로(약 4조110억)다.

이로써 바이레도의 글로벌 본사가 푸이그로 바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바이레도와 기존 계약이 종료되는 대로 새 주인인 푸이그와 다시 계약을 맺어야 한다.

스페인 패션·향수 브랜드 보유 기업 푸이그(Puig)가 인수한 니치향수 브랜드 '바이레도'. /Puig

일각에선 이번 인수를 계기로 바이레도의 국내 유통사가 바뀔 거란 전망도 나왔었다. 푸이그는 국내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유통사에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의 사업을 전개 중인데, 자사와 거래하는 다른 유통사에 판권을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의 판매 역량과 기존 관계를 기반으로 재계약을 확신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향수 유통사로 각종 브랜드 운영을 주관해 왔고, 벨기에 패션 브랜드 ‘드리스 반 노튼’ 판권을 두고 푸이그와 장기간 계약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원래 계획대로 로레알이 인수했다면 로레알이 직접 바이레도 국내 판매를 주관했을 것”이라며 “푸이그는 각국 유통사에 판권을 주고 상품을 공급하는 회사인 데다 드리스 반 노튼 관련 오랜 기간 신뢰와 계약 관계를 구축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레도는 ‘향기에 의한(by redolence)’이라는 의미의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다. 전 제품이 투명한 유리병과 반구 모양 뚜껑으로 구성된 패키지에 담겨 있다. 현재 백화점 주요 3사인 롯데·신세계·현대에 모두 입점해 있다.

지난해 힙합 뮤지션 트래비스 스콧과 협업한 ‘스페이스 레이지 오드 퍼퓸’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향수 업계 최초로 래플(raffle·추첨식) 판매해 경쟁률이 500 대 1에 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