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1일 면세한도 상향 및 면세점 특허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던 면세업계도 정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당초 1000달러 수준을 예상했던 업계 일각에선 소폭 조정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여행자 편의 제고를 위해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가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된다. 당국이 면세한도를 조정한 건 2014년 이후 8년 만이다.
면세한도와는 별도로 1인당 기존 1병이던 술을 2병(400달러 이하, 2ℓ)까지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담배 200개비와 향수 60㎖ 제한은 그대로 유지한다.
아울러 면세점 특허 기간이 내년부터 최대 20년까지 연장된다. 대기업 면세점 특허 갱신횟수도 현행 1회(5년·1회)에서 2회(5년·2회)로 늘어난다. 이로써 대기업 면세점도 중소·중견 기업과 동일한 조건으로 특허 갱신을 할 수 있게 됐다.
면세점 구매 한도는 지난 1979년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한 목적에 따라 1987년까지 10만원으로 제한됐다. 이후 1988년 30만원, 1996년에는 원화에서 달러로 조정되며 400달러를 거쳐 2014년 9월부터 600달러를 유지해왔다.
정부는 그동안 업계의 면세한도 상향 요구에 대해 보수적 기조를 유지해왔다. 지난 3월 5000달러였던 내국인의 면세점 구매한도를 폐지했지만 면세한도는 조정하지 않았다.
◇"달라진 현실 고려해 한도 자체는 탄력성 필요"
면세업계에선 주변국의 면세한도 수준과 경제성장 등을 반영해 상향 검토를 거듭 요구했다. 최근에는 관광산업 활성화뿐 아니라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고광효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업계의 경영 악화와 그동안 국민 소득이 증가한 점을 고려했다"며 "면세한도 800달러로 상향은 관세 시행규칙 사항이라 언제든지 개정할 수 있기에 최대한 빨리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업계에선 세법개정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고환율 시국에 면세품 구매를 꺼리는 내국인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을 다소 덜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면세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장기적으로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물가 상승과 환율 추이 등을 비교할 때, 다소 아쉽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면세점에 대한 특혜로 읽힐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과거에 비해 해외 여행객의 연령 및 계층이 다양해졌지만, '해외여행=특권'이라는 일각의 인식이 여전해서다.
또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환율이 요동치고 주변국보다 한도가 현저히 낮은데, 8년 만의 변화라 하기에 800달러는 아쉬운 게 사실"이라며 "외화 유출 리스크 등을 고려하되 바뀐 현실을 반영해 한도 자체는 탄력적으로 늘려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