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항공사에 부과하는 공항 시설사용료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면세점 임대료를 '매출 연동제'로 변경하는 등 비(非)항공 수익은 줄이고, 항공기 이·착륙료 등 본연의 항공 수익은 늘려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려는 것이다.
17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최근 공항 시설 사용료에 대한 원가분석을 실시했다. 항공기 이·착륙 및 운항 전반에 부과하는 비용과 원가가 적절한지 확인하고, 회계법인 등 전문 인력을 동원해 가격 조정을 검토하는 작업이다.
'공항시설법 시행규칙에' 따라 인천공항은 각 항공사로부터 착륙료와 조명료, 정류료, 탑승교 사용료, 계류장 이용료, 항행안전시설 사용료(국토교통부 소관) 등을 징수하고 있다. 이는 항공 수익으로 분류된다.
비항공 수익은 면세점과 식음료 업체가 내는 임대료 등에서 나온다. 특히 면세 사업자는 영업이익과 관계 없이 최소 보장액을 납부해야 한다. 대략 월 3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면세 업계는 여객 감소와 경영난을 고려해 해당 비용을 매출 연동제로 바꿔줄 것을 요구해왔다.
인천공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0년 3월부터 국토부, 한국공항공사와 협의해 일부 비용을 감면해주고 있다. 착륙료의 20%, 정류료와 계류장 사용료는 전액 감면했다. 감면 기간은 올해 12월 말까지다.
내년부터는 이를 정상화하는 동시에, 항공 수익 부문을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그동안 정부가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키우겠다며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공항 사용료를 주변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하반기 입찰을 앞두고 면세점 매출에 따라 임대료를 받는 안을 검토 중"이라며 "(매출 연동제로 바꿀 경우) 면세 매출이 늘면 임대료 수익도 늘지만, 팬데믹 같은 상황이 오면 고통 분담 차원에서 공항 수익도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임대료 체계 변경으로 예측 불가한 수익 감소를 상쇄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 등 주변 국가에 비해 인천공항의 이·착륙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며 "현실에 맞게 어느 수준에서 조정할지, 한다면 언제 실시할지 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했다. 또 "국토부 및 항공사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아직 내부 논의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임대료 변경 건은 관세청과 면세 사업자 선정 방식을 확정한 후에야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은 올해 하반기 제1여객터미널(T1) 9개와 제2터미널(T2) 6개 권역에 대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데, 관세청과의 이견으로 입찰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 측은 ▲공항이 2개 이상 복수로 사업자를 추천하고 ▲관세청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가 이에 대해 특허심사를 하되 공항의 평가 반영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달 말 심사위가 최종 결정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인천공항 측은 '7월 중 입찰 시작'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공항 관계자는 "실무진이 의견을 조율 중이고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최대한 합의 방안을 찾고 있지만, 복수 추천으로 논의가 기울었다는 건 관세청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