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피해자들이 피해 금액 일부를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해 발생한 머지포인트 대규모 환불 중단 사태와 관련해 거래를 중개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등도 일부 책임을 지고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한국소비자원 결정이 나왔다.
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소비자 5467명이 머지포인트 판매업자(머지플러스)와 통신판매중개업자 등을 대상으로 대금 환급을 요구한 집단분쟁조정과 관련해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책임을 일부 인정한다고 14일 밝혔다.
머지플러스는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워 선불 충전금인 머지포인트를 판매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8월 포인트 판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축소한다고 기습 발표하면서 환불 대란이 벌어졌고, 이후 대표 등이 구속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우선 머지플러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권남희 대표이사와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 및 머지서포터도 연대 책임을 지도록 결정했다. 집단분쟁조정 신청인의 잔여 포인트 기준 손해배상 총액은 약 22억원이다.
또 통신판매업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 오프라인 판매업자 등에도 책임을 부담하도록 했다. 신생 중소기업인 머지플러스가 큰 폭의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 검토나 대책 수립이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통신판매업자 카카오(035720)·스마트콘·즐거운·쿠프마케팅·한국페이즈서비스·스타일씨코퍼레이션 등이다. 책임 한도는 60%로 정했다. 편의점을 통해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오프라인 판매업자인 GS리테일(007070)과 BGF리테일(282330)의 책임한도는 20%다.
아울러 위메프·티몬·11번가·롯데쇼핑·인터파크·지마켓 글로벌 등 통신판매 중개업자 20% 책임한도를 지게 됐다. 소비자원은 "대형 플랫폼 사업자로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는 표시·광고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정안 자체로는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얼마씩 배상을 받게 될지 알 수 없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조정안을 수락해야 하고, 책임 비율과 소비자의 미사용 포인트 등을 따져 배상액을 산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소비자분쟁 조정 결정은 분쟁조정을 신청한 소비자 뿐 아니라 머지포인트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만큼 조정을 수락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당사자들이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 효력이 발생하고, 별도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소비자원 측은 "판매업자 및 중개업자의 연대책임을 일부 인정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위원회가 소비자 전문 대체적 분쟁해결기구로서 사회적 갈등 해소에 기여하고 ESG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 것에 그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