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2025년 롯데타워를 예정대로 건립하고 부산 사직야구장 재건축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협력하고 부산의 4차 산업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협조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14분쯤 부산시청을 찾았다. 무표정으로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은 채 미팅 장소로 올라갔다.
신 회장은 전날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롯데자이언츠 홈구장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 오전 10시30분 롯데그룹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을 주재했다.
공개행사인 VCM과 달리 박형준 시장과의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신 회장과 함께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고수찬 롯데지주(004990) 커뮤니케이션실장(부사장)도 부산시청을 찾았다.
이날 면담에서 신 회장은 “부산시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롯데타워를 예정대로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롯데그룹은 2000년 부산시로부터 옛 부산시청 터를 산 후 롯데백화점과 107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 건축허가 신청을 냈다.
2008년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열었으나 초고층 건물은 짓지 않아 부산시와 갈등을 빚었다. 그간 롯데는 기존 계획안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규모를 107층(510m)에서 56층(300m)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부산시는 건축허가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년 5월 31일 광복점 연장 영업 승인을 내줬으나 올해는 ‘롯데타워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며 연장을 불허했다.
이에 롯데쇼핑(023530)은 6월 1일을 정기휴무로 지정하고 2일 부산시와 ‘롯데타워 건립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광복점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업무협약에서 양측은 롯데타워 규모를 롯데가 제시한 안에서 11개 층(40m) 높인 67층(340m)으로 합의했다.
이날 기자와 만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롯데타워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왔다”며 “최근 (롯데타워) 건축가와 미팅한 내용 등을 공유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작년 부산시와 맺은 업무협력에 따라 롯데자이언츠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을 허물고 재건축 하는 방안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했다.
부산시와 롯데는 작년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위한 업무협력 공동선언문을 교환했다. 시는 2022년 사직야구장 재건축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끝내고 2025년 공사에 들어가 2028년 2만8000∼3만석 규모로 새 야구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면담에서 신 회장은 2030 부산세계엑스포 유치를 위해 부산시와 함께 국내외 유통 기업을 상대로 한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기자와 만난 김상현 부회장은 “부산세계박람회와 관련해 롯데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잘 해보자는 차원에서 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부산시에서 4차 산업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롯데도 힘을 써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신 회장은 “충분히 이해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과 박 시장은 약 40여분간 면담을 가졌다. 신 회장과 김 부회장, 정 대표 등은 면담 후 부산 시그니엘 호텔로 이동해 VCM 회의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