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대전유성점 VIP 선정기준을 연 1500만~200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데, NC강서점(1200만원)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개장 첫날 레고 매장에서 1000만원 어치를 사간 손님도 있었습니다.” (이랜드리테일 NC대전유성점 관계자)

유통업계 신흥 격전지로 떠오른 대전에 이랜드리테일이 17일 ‘NC대전유성점’을 정식 개관했다.

이날 오전 10시, 정식 오픈을 30분 앞둔 NC대전유성점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입장 대기 줄이 옆 건물인 라마다호텔 앞까지 이어졌다.

유모차를 끌고 온 30~40대 아이 엄마부터 장바구니를 들고 온 50~60대 부부까지 동네 주민들이 집결한 분위기였다. 문이 열리자마자 기다리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모습은 코로나19 이전을 방불케 했다.

NC대전유성점이 자리한 곳은 대전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유성구 유성온천역 인근. 차로 10여분 거리에 ▲롯데백화점 대전점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가 위치한 전쟁터다.

이랜드그룹이 대전을 눈여겨본 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다. 소비가 양극화 하면서 실적 부진 점포 위주로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소비 시장이 성장하는 곳에선 기회를 엿 봤다.

대전은 정부부처와 국책연구기관의 세종 이주가 본격화 되며 전반적인 소득 수준이 향상됐다. 특히 유성구는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와 초·중·고등학교, 대학교가 위치해 있는 중심 상권이다.

17일 정식 개관한 이랜드리테일 NC대전유성점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 대전=이현승 기자

◇ 이월상품 중심 아웃렛 탈피…체험형 콘텐츠·리빙 확 늘렸다

NC대전유성점은 이랜드리테일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차세대 도심형 라이프스타일 아웃렛’이다. 패션 이월상품 중심의 아웃렛에서 벗어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핵심 고객층은 대전 도안·노은신도시에 거주하는 3040 젊은 부모다.

이랜드그룹의 관계자는 “백화점 위주의 대전 상권에서 아웃렛 고객이 원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는 색다른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아웃렛이 영업면적 대부분을 패션·잡화 이월상품으로 채우는 것과 달리 NC대전유성점은 실내 놀이터, 복합문화공간 등 체험형 콘텐츠에 4000㎡(1200평)를 할애했다. 전체 영업면적의 약 7%로 기존 아울렛 대비 30% 확대했다.

NC대전유성점에 입점한 실내 놀이터 '챔피언 더 블랙벨트' 내부. / 대전=이현승 기자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방문할 수 있도록 9~10층에 ▲대전의 아동 미술교육원 아트키즈팩토리 ▲어린이 실내놀이터 챔피언 더 블랙벨트 ▲충청 복합문화공간 휘게문고 ▲방 탈출 카페 도어이스케이프를 문 열었다.

기존 아웃렛에서 1개 층을 차지하는 데 그쳤던 가전·가구 판매공간도 2개 층으로 확 늘렸다. 가구부터 인테리어, 생활용품까지 판매하는 1000평 규모의 한샘 디자인 파크와 500평 규모의 롯데하이마트 매장이 문 열었다.

◇ 자체 브랜드 모두 입점 “신상도 이월만큼 싸게” ...非수도권 최초 VIP라운지

아웃렛 본연의 가치인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도록 뉴발란스, 미쏘(MIXXO), 스파오(SPAO) 등 자체 패션·잡화 브랜드 40여개를 입점시켰다. 소비자들은 이월 만큼 저렴한 가격에 신상을 구매할 수 있다.

NC대전유성점 내 스파오 매장 모습. / 대전=이현승 기자

유아·아동관에는 ▲뉴발란스키즈 ▲휠라키즈 ▲네파키즈 등 아동 스포츠 브랜드와 ▲탑텐키즈 ▲S마켓케즈 같은 아동 SPA(제조·유통 일괄화) 편집매장, 이랜드리테일이 운영중인 밀리밤 등 15개 자체 브랜드(PB) 매장이 들어섰다.

대전 큰손 고객을 겨냥해 명품 제품군을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 1층 입구에 고가 명품을 취급하는 편집매장 미벤트와 이랜드리테일의 자체 편집매장 럭셔리갤러리가 입점했다. 럭셔리갤러리 바로 옆에 위치한 by럭셔리갤러리에선 마이클코어스, 코치 등 중간 가격대 명품을 판매한다.

비(非)수도권 최초 VIP라운지 ‘라운지E’를 입점 시켰다. VIP라운지 입점 매장은 NC강서점을 포함해 두 곳 뿐이다. 이날 방문한 라운지E는 한쪽 면이 통유리 라서 유성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NC대전유성점 내 VIP라운지 '라운지E' 내부. / 대전=이현승 기자

이날 이월상품 매대와 더불어 사람이 가장 붐빈 곳은 지하 1층 NC식품관이다. 전국 산지에서 공급되는 신선식품과 직수입 농축산 제품을 오픈 특가로 판매해 계산대에 발디딜 틈이 없었다. 자체 브랜드 오프라이스 전용매장도 들어섰다.

이랜드 관계자들은 NC대전유성점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던 그룹 유통 부문 회복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목표 연 매출은 3000억원이다. 현실화 되면 매출 1,2위인 뉴코아 아울렛 강남점, NC강서점과 함께 ‘빅3′ 점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