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가 사옥 이전 1년여 만에 사무실을 확장한다. 본사 내 몇몇 부서에 별도의 사무실을 사용하게 한다는 계획인데 상장을 앞두고 주력 사업 강화와 상품 다변화 등의 규모 확장으로 직원 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본사가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빌딩에서 도보로 300m가량 떨어진 공유 오피스 한 층을 빌려 사용할 예정이다.
이전할 부서와 인원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상품 및 공급망 관리를 하는 부서들이 이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2~3년 전에는 300여명에 불과했던 사옥 근무자가 지금은 1000명 가까이 늘어 공간이 좁아 확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시기에 대해서는 "이동할 부서들이 정리가 끝나는 대로 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5월 마켓컬리는 현재 위치에 사옥을 마련해 당시 본사가 있던 강남 논현동 인근 공유 오피스에 흩어져 있던 임직원들을 한 데 모았다. 그러나 최근 직원 수가 늘면서 또다시 공유 오피스를 빌려 공간을 넓히게 된 것이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말 기준 358명이던 직원 수는 지난달 3000여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사용 중인 사옥으로 본사를 옮겼던 지난해 5월(1578명)과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마켓컬리 전체 직원 가운데 약 30%가 본사에서 근무중이다.
마켓컬리의 직원 수는 올 여름 상장을 목표로 하면서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사업 영역도 확대하는 등 몸집을 불리면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마켓컬리가 지난 4월부터 지난 10일까지 낸 수시 채용 공고만 10개에 이른다. 재무기획부터 비즈니스 분석가, 콘텐츠 에디터 등 직군도 다양하다.
지난달에는 'FC(풀필먼트 센터)' 기획 부문 경력 사원을 모집하기도 했는데, '신규 물류센터 프로젝트 구축 매니저'가 모집 부문에 포함되면서 마켓컬리의 주력 사업인 신선식품 유통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마켓컬리는 이달 운영을 목표했던 경기 평택의 물류창고가 화재로 인해 차질을 빚긴 했지만 내년 운영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또 부울경 물류센터인 창원 물류센터도 내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물류센터가 운영되면 마켓컬리가 운영하는 '샛별배송' 대상 지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샛별배송은 오후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8시에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충청·대전, 대구, 부산, 울산 등에서 운영 중이고 그 외 지역은 CJ대한통운과 협업해 배송하고 있다.
마켓컬리가 물류 외에 다양한 직군에 대한 채용을 늘리는 데는 신선식품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종합몰로의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마켓컬리는 지난 2017년 토스터를 판매하며 비식품 상품 판매를 시작한 이래 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괌·사이판·하와이 등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호텔 풀파티 티켓 판매도 나섰다.
이처럼 마켓컬리가 확장에 나서는 배경은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불가피한 방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마켓컬리는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기업이 성장성을 인정받으면 적자가 나더라도 상장이 가능한 유니콘 기업 특례 요건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 거래소의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