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치킨과 편의점 치킨의 가격 차이가 평균 7067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과정과 광고비 등으로 인해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빅3(BBQ·BHC·교촌치킨)'의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 가격은 평균 1만7667원이다. BBQ는 시그니처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을 2만원에, BHC는 '해바라기후라이드'를 1만7000원에, 교촌치킨은 '교촌오리지날'을 1만6000원에 판매한다.
편의점 '빅3(CU·GS25·세븐일레븐)'의 치킨 평균 가격은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 기준 1만600원이다. CU는 '후라이드치킨'을 9900원에, GS25는 '쏜살치킨'을 1만1000원에, 세븐일레븐은 '한마리치킨'을 1만900원에 판다.
모두 주문이 들어오면 매장에서 튀겨 파는 방식이다. CU는 전체 매장의 44%가량인 7000여 점포에서, GS25와 세븐일레븐은 각각 5000여점(약 31%), 4000여점(약 36%)에서 치킨을 직접 튀겨 판매한다.
과거엔 편의점에서 미리 조리된 치킨을 소용량으로 데워 파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편의점 즉석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프랜차이즈처럼 한 마리를 포장해 파는 점포가 늘어났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와 편의점의 치킨 값은 적게는 5000원, 많게는 1만1000원의 차이가 난다.
프랜차이즈와 편의점 모두 주문이 들어오면 조리를 시작해 판매하는 동일한 방식이지만,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는 원재료 차이, 유통 구조, 마케팅 비용 등에 있다.
치킨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닭고기 가격은 편의점에서 쓰는 닭이 더 비싸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주로 쓰는 7-8호(651~850g) 닭고기의 시세는 이날 기준 ㎏당 4085원, 프랜차이즈 업장에서 사용되는 9-10호(851g~1kg) 닭고기 시세는 ㎏당 3769원이다.
프랜차이즈는 도축된 닭을 도계업체로부터 1000원 정도의 마진이 붙은 가격에 납품 받아 여기에 1000원을 더 붙여 가맹점으로 공급한다. 결국,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공급받는 닭고기 가격은 5700~5800원이 되는 셈이다.
실제 BBQ의 경우 가맹점에 닭고기를 5692원에 납품하고 있고, BHC와 교촌치킨의 납품가도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공급된 닭은 가맹점에서 튀김 반죽을 묻혀 기름에 튀겨져 판매된다.
편의점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편의점은 업체로부터 튀김 반죽이 묻은 닭을 냉동 상태로 납품받는다. 프랜차이즈와 달리 유통 과정이 단순해 마진이 붙지 않는다.
튀김 반죽, 기름과 포장박스 등 부자재 가격도 차이가 있다. BBQ는 올리브유, BHC는 해바라기유, 교촌치킨은 카놀라유를 사용하는 반면, 편의점 치킨은 이보다 저렴한 식용유(콩기름)을 사용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는 치킨에 사용되는 기름과 함께 포장 박스와 치킨무, 물티슈, 서비스 음료 등을 본사로부터 공급받는데, 여기에도 본사 마진이 붙는다.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프랜차이즈 치킨과 달리 편의점은 별도의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점도 치킨 가격 차이를 키운 요인이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는 지난해 광고 선전비로 120억원가량을 사용했다. BHC도 지난해 112억원을, 교촌치킨도 61억원을 광고 선전비로 썼다.
통계청에 따르면 치킨은 올 들어 가격이 6.6%가 올라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은 외식 품목으로 꼽혔다. 지난해 말 BHC와 교촌치킨이 후라이드 치킨 가격을 각각 2000원(13.3%), 1000원(6.6%) 인상했고, BBQ도 지난달 황금올리브치킨 가격을 11.1% 인상한 2만원으로 올렸다.
편의점 치킨 가격도 10%가량 인상됐다. GS25는 지난달 1만원에 판매하던 쏜살치킨을 1만1000원으로 인상했고, 세븐일레븐도 지난 4월 한마리치킨을 9900원에서 1만900원으로 올렸다. CU는 아직 치킨 가격을 인상하진 않았지만, 인상을 검토 중이다.
가격 차가 크자 일부 고객들 사이에선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편의점 치킨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를 전후해 편의점 배달이 활성화 하면서 편의점에서 먹거리와 치킨을 함께 주문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GS25가 지난해 출시한 쏜살치킨의 경우 출시 한 달 만에 7만 마리를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