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인생은 60대부터'라는 말을 증명하는 배우 윤여정, 유튜버 박막례·밀라논나가 있다면, 미국엔 메이 머스크가 있다.
올해 74세(미국 나이)인 메이는 북미·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영양사로 유명세를 떨치다 노년에 접어들며 세계 최고 자산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어머니이자 70대 슈퍼모델 겸 작가로 세계를 누비고 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보다 내가 먼저 유명했다"고 말하곤 한다.
그는 지난달 오렌지색와 베이지색이 절묘하게 섞인 수영복을 입은 당당한 모습으로 유명 스포츠 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표지를 장식해 화제를 모았다. 메이는 이 표지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면서 '74살은 너무 좋아(#It'sGreatToBe74)'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조선비즈는 지난 13일 '글로벌 우먼 리더십 포럼' 참석차 방한한 메이 머스크를 서울 강남구 WWD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아들 못지 않은 SNS 헤비 유저(중독성이 높은 사람)인 그는 거의 매일 트위터에 게시물을 올린다. 트위터 팔로워 수 75만명, 인스타그램은 6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메이는 12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트위터에 도로를 달리는 테슬라 자동차 사진을 올리고 "서울에 테슬라가 많네요"라고 쓴 뒤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를 태그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그는 "이번 포럼에 참석하기로 한 것도 사실 한국에 오고 싶어서 였다"고 농담하면서 "서울을 탐험하고 이곳의 사람들과 만날 일이 기대된다. 이번 포럼에 참석하는 여성들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만난 한국 여성들은 모두 '사랑스러웠다(lovely)'고 말하면서 "한국 여성들은 다소 이기적이 되더라도, 삶에 있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계속 나아가야 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SNS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당신이 얼마나 멋진지, 어떻게 전진하고 있는지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일론 머스크 뿐 아니라 요식업으로 성공한 둘째 아들 킴벌 머스크와 영화 제작자로 활약 중인 토스카 머스크 등 세 아이를 키워내고 본인의 커리어도 탄탄히 쌓은 그에게도 지옥 같았던 시기가 있었다.
20대에 결혼한 그는 남편의 신체적·물리적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 3년3개월 만에 아이 셋을 출산했다. 이혼 후 셋을 키우기 위해 캐나다의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모델, 영양사로 일했다.
그는 "어두운 상황에 처음 놓이게 되면 당신을 모욕하는 사람들로 인해 자신감을 잃고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천천히 뭔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희망이 있다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계획을 세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주변에 지나치게 거듭해서 불평하지는 말라"고 덧붙였다.
메이는 지난해 한국어로 출간된 에세이집 '메이머스크: 여자는 계획을 세운다'에서 남편에게 맞아 생긴 멍 때문에 모델 일을 포기해야 했으며 '지루하고 멍청하고 못생겼다'는 험담에 시달렸다고 썼다. 이혼을 사실상 금지한 남아공 법률이 완화되자마자 남편의 협박을 무릅쓰고 이혼했다.
그는 "떠나야 할 때임을 깨달았다면 이후 일어날 모든 일에 압도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첫걸음을 먼저 계획하고 다음 계획을 세우면 된다"고 했다.
세 자녀를 성공적으로 키워낸 비결에 대해선 "조언하기보다, 스스로 길을 찾아가게 뒀다"고 했다. 일하는 부모로서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일을 돕도록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책임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자신도 맞벌이 부모 밑에서 자라며 8살부터 일을 도왔다고 한다.
메이는 "아이들 모두 내가 일하던 캐나다 대학에서 의학 관련 공부를 했다면 학비를 면제 받을 수 있었지만 셋 다 자기 갈길을 가겠다고 했다"며 "각자 대출, 장학금으로 학비를 마련했고 나는 신청 서류를 구경도 못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흥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격려하고 지지해줬다.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을 보였던 일론이 열두살이 된 1983년, 당시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음에도 구하기 힘들었던 컴퓨터를 사줬다. 그러자 일론은 '블래스타'라는 게임을 개발했다. 이 게임이 세계적인 기업가 일론 머스크의 첫 걸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