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 파업으로 '소주 물류난'을 겪는 가운데 GS25만이 이를 피해 가는 모양새다. CU, 이마트24,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이 하이트진로(000080)의 소주 '참이슬' 제품군에 발주 제한 등의 방침을 내렸지만, GS25 측은 관련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다.
GS25 측은 하이트진로의 소주 출고량 저하에 영향을 덜 받는 이유로 '물류센터 수'를 꼽았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자회사 지에스네트웍스를 통해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경쟁 업체들에 비해 물류센터 수가 많아 재고를 넉넉히 적재했다는 것이다.
편의점들은 제조사로부터 거점별 물류센터로 제품을 직접 납품받아 각 매장의 발주량에 맞춰 분배한다. 제조사의 위탁사 소속 화물차주들이 파업을 벌일 경우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GS25는 물류센터 수가 많아 기존에 재고를 여유롭게 확보해 둘 수 있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지에스네트웍스는 전국에 23개의 상온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벤더사의 상온 창고와 저온 창고 등을 모두 합하면 총 55개에 이른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가장 많은 수다. 다만, GS25는 해당 물류창고를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GS더프레시와 함께 사용한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CU는 BGF로지스가 물류를 대행하고 있는데, 전국에 14개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벤더사를 포함하면 30여 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통해 30개(상온·저온 포함)의 물류 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이마트24도 총 23개의 물류센터를 위탁 운영한다.
소주 제품에 대한 발주 제한 강도가 제각각인 이유도 각 사의 물류센터 수용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니스톱은 지난 4일부터 참이슬 병 360㎖와 진로이즈백 병 360㎖에 대해 각 1박스(20병)씩, 640㎖짜리 참이슬페트, 참이슬 오리지널 페트, 진로소주 페트 제품은 10개씩으로 발주를 제한했다.
세븐일레븐도 이날부터 소주 발주를 제한했다. 병 제품의 발주 제한은 미니스톱의 제한 품목에 참이슬 오리지널 병 제품을 더했고, 수량은 동일하게 1박스로 했다. 페트 제품에 대해서는 1박스(20병입)로 했다.
CU는 이날부터 물류 센터별 수급 상황에 따라 병 제품 참이슬, 참이슬 오리지널, 진로이즈백에 대해 각 1박스씩으로 발주를 제한했다. 페트 제품의 진로소주와 참이슬에 대해서도 각 1박스씩으로 발주 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마트24는 참이슬 병 제품군에 대해 각 3박스씩 발주하도록 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가 1박스 이상을 발주 제한으로 걸었는데, 하루에 1박스씩이면 소주가 특별히 많이 팔리는 점포를 제외하고는 충분한 물량"이라면서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과도한 발주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봐달라"고 말했다.
마트와 SSM 등에서는 아직 발주 제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조업체에서 직접 납품 받는 편의점과 달리 도매상을 통해 납품받기 때문이다.
앞서 주류 도매업자들은 파업으로 출고량이 줄어든 하이트진로 공장을 직접 찾아 제품을 받기도 했다. 위탁 운송사 화물차주들의 파업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한 마트 관계자는 "마트의 경우 도매상을 통해 여러 주류 업체에서 물건을 받는다"면서 "도매상들이 각자 재고를 갖고 있는 데다 마트는 편의점에 비해 상품을 보관할 공간도 많아 당장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물류 안정성이 필요한 상황이라 다른 운송사를 알아보고 있다"며 "금명간 운송 위탁 업체와 추가 계약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