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脫毛) 인구가 늘며 유통 업계 샴푸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탈모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인구는 23만3194명으로 20~30대가 40%를 넘는다. 이들을 포함한 국내 탈모 인구는 1000만명, 탈모 시장 규모는 4조원 이상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스트레스·과로 등 후천적 요인으로 시작된다. 이런 이유 등으로 두피에 열이 많아지면 피지 분비가 늘고 모근·모발의 영양 공급이 막혀 탈모가 진행된다고 의학계는 설명한다. 두피를 진정시키고 피지 분비를 예방하는 제품부터 친환경 포장까지 탈모 샴푸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자주는 최근 탈모 증상을 완화하는 굿루트 샴푸 2종·트리트먼트·두피 각질 관리 제품을 선보였다. 95% 자연 유래 성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홍삼 추출물이 함유됐다. 두피에 자극을 주는 살리실산(BHA)은 사용하지 않았다. 샴푸는 피부 저자극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미세먼지 99.9% 제거, 두피 피지 81% 감소 등을 임상 실험으로 입증했다.
굿루트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리필형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제품 출시에 앞서 400여 명의 사전 체험 고객을 모집했는데 하루 만에 마감됐다고 밝혔다. 고객들이 "성분이 좋아 아이들과 사용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탈모 샴푸의 기능, 성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하게 따지는 추세"라고 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 두피 관리 브랜드 라보에이치는 최근 한국비건인증원에서 비건(식물성 원료) 인증을 받은 탈모 완화 고체 샴푸바를 선보였다. 인체 적용 실험으로 두피 각질과 미세 먼지 개선 효과를 검증했으며 실리콘 오일과 동물성 원료 등 7가지 성분은 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일반 샴푸바와 다르게 가열하지 않고 압력으로 압축해 쉽게 무르지 않는다.
탈모 샴푸바는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로 포장해 콩기름 잉크로 인쇄했다. 스티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아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다. 샴푸바는 99% 생분해가 가능해 수질 오염에 대한 걱정이 없다.
노병권 아모레퍼시픽 데일리 뷰티 마케팅 상무는 "샴푸바는 빡빡하고 거품이 잘 나지 않는다는 편견을 깼다"며 "제로 웨이스트(쓰레기 없애기) 탈모 샴푸바로 지속 가능한 환경과 건강한 두피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LG생활건강(051900)은 최근 두피 관리 브랜드 닥터그루트의 탈모 증상 집중 케어 제품을 리뉴얼(개선)했다. 두피 세정, 탄력 관리 등과 관련된 5중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닥터그루트 관계자는 "사람들이 탈모 방지 샴푸를 사는 이유 중 하나는 뿌리 볼륨 때문"이라며 "물에 씻어도 효능을 유지하는 뿌리 볼륨 관련 특허 기술로 고민 해결에 집중했다"고 했다.
닥터그루트는 2017년 첫 출시 이후 5년여 동안 누적 16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최근 20~30대를 겨냥해 일러스트 작가 김토끼와 협업해 토끼 그림을 그린 에디트 제품을 선보였다. 에디트는 정수리 냄새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샴푸 잔향이 오래 남는 특허 기술을 적용했다. LG생활건강은 닥터그루트를 통해 아시아, 미국 등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와 취업난, 부동산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젊은 탈모 인구가 늘며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탈모가 시작되기 전 미리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며 사후 관리 뿐 아니라 사전 예방을 위해 제품을 찾는 이들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