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배민 라이더스 모습. /뉴스1

배달의민족이 자영업자 식자재몰 배민상회의 든든배송 서비스를 일부 종료한다. 배민상회는 전국 자영업자에게 고기·생선·채소부터 수저·칼·배달 용품까지 장사에 필요한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배송해주는 곳이다.

든든배송은 평일 오후 5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냉장·냉동으로 가게까지 안전하게 가져다주는 것을 내세웠는데 다음달부터 일부 지역 자영업자들은 든든배송을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민상회는 다음달 1일부터 충청·영남·호남 지역에서 든든배송을 종료한다. 지난 3월에는 강원 지역 든든배송을 종료했다. 앞으로 서울·인천·경기 지역만 든든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해당 지역 사장님들에게 향후 나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든든배송을 종료하게 됐다”고 했다.

배민상회 든든배송은 메쉬코리아 부릉 등과 위탁 계약을 맺고 신선식품 등을 평일 오후 5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원하는 장소까지 가져다주는 서비스다. 3만원 이상 주문하면 무료 배송이다.

냉장·냉동 배송이라 주로 식재료 주문에 사용했는데 충청·영남·호남·강원 지역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식재료 주문이 어렵게 됐다. 일반 택배를 통해 수저, 배달 용품 등은 주문이 가능하다.

자영업자들이 식당을 운영하고 배달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식자재 유통이다. 재고 관리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식자재유통협회에 따르면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 규모는 2015년 37조원에서 2020년 55조원까지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배달 수요가 늘며 시장 규모는 더 성장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은 본사를 통해 식자재를 공급받고 재고를 관리한다. 규모가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나 처음 장사를 시작하는 자영업자는 거래처를 뚫기 쉽지 않다.

배민상회 든든배송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됐다. 당일 재고가 부족하면 급하게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빠르게 받아보며 식재료 뿐만 아니라 배달 용품까지 한번에 관리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배달의민족이 수익성이 악화되자 배민상회 든든배송을 순차적으로 종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경기·인천은 인구 밀도가 높고 주문 건수가 많은 지역이다. 반면 충청·영남·호남·강원 지역은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적고 주문 건수도 낮으며 거리가 멀어 물류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이 2조87억원으로 전년 대비 94.3% 늘었다. 그러나 7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배달의민족은 작년 약 5700억원을 배달 기사 인건비로 지급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지역마다 인구 밀도와 상품 수요 등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수익성에 편차가 있을 수 있다”며 “수익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