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이달 20~22일 윤석열 대통령과 첫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그랜드하얏트서울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지난달 미국 측 실무 답사단이 그랜드하얏트서울을 방문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그간 미국 대통령들이 많이 묵었던 숙소다. 1990년대 이후 방한한 미국 대통령 전원이 그랜드하얏트서울에 묵은 바 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남산 아래 고지대에 있어 보안 측면에서 좋고, 건물 로비 주차장 입구와 JJ마호니스클럽·피트니스 회원들만 이용이 가능한 주차장 입구 등 총 2개의 입구로만 호텔에 들어갈 수 있어 차량 통제가 가능하다.

일반 고객들이 이용할 수 없는 회원 전용 주차장 입구가 있기 때문에 VIP 입장 관리가 편리하다는 이유 등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숙소로 각광받았다.

1992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부터 시작해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2008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여기서 묵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과 2014년 연달아 방문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2017년과 2019년 두 번에 걸쳐 이곳에 묵었다.

현재 하얏트그룹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오는 20~22일 그랜드하얏트서울의 숙박 예약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예약 검색을 하면 ‘죄송하지만 해당 기간에 이 호텔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하얏트 그룹 계열사의 다른 호텔들이 안내된다.

미국 대통령이 방문해 묵을 시 보안 등의 이유로 일반 고객들의 숙박 예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1978년 개장한 그랜드하얏트서울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하얏트 호텔이다.

미국계 브랜드인 하얏트 그룹이 운영했지만, 하얏트 그룹 본사가 공개입찰을 통해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2019년 주인이 바뀌었다.

홍콩계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이 호주계 인마크자산운용 등과 함께 만든 사모펀드가 그랜드하얏트서울을 인수했다.

이 때문에 미국계호텔 브랜드인 메리어트본보이 계열 호텔, 힐튼 계열 호텔 등이 바이든 대통령이 묵을만한 숙소로 거론되기도 했다.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는 “귀빈 방문 관련해서는 보안 사항이라 어떤 것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랜드하얏트 서울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 그랜드하얏트 서울 홈페이지

바이든 대통령은 이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묵을 것으로 보인다. 325㎡(약 98평) 규모로 개인 피트니스룸 및 서재, 드레스룸과 주방, 다이닝룸 등이 있다. 가격은 1박당 80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만찬을 비롯한 부대행사는 신라호텔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그간 국빈 만찬을 했던 장소로 청와대 영빈관 사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신라호텔 영빈관은 앞서 윤 대통령의 취임식 후 귀빈 만찬 장소로도 활용됐다. 삼성가(家)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운영하는 이 곳은 그간 중국 시진핑 주석, 베트남 응웬 푸 쫑 당서기 등 귀빈 접대 장소로 다수 활용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을 만나고 이후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신라호텔 영빈관, 용산 국방 컨벤션 센터, 청와대 영빈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만찬 장소로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로 확정됐는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미국 귀빈은 그랜드하얏트호텔, 일본 귀빈은 롯데호텔, 중국 및 동남아 귀빈은 신라호텔에 묵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숙박 외 부대행사는 모든 호텔에도 문이 열려있는 만큼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고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