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이 지난 1월 경영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홈플러스 제공

“올해는 반드시 역성장의 고리를 끊겠다”

이달 10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는 지난 1월 경영전략 보고에서 이런 포부를 밝혔다.

당시 이 대표는 ‘올라인(온라인+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을 내걸고, 오프라인 경쟁력 확보·온라인 사업 강화를 공표했다.

취임 후 그는 임일순 전 홈플러스 대표의 ‘홈플러스 스페셜(창고형 할인점) 신규 오픈’ 전략을 뒤엎고, 기존 매장을 푸드 전문 매장인 ‘메가푸드 마켓’으로 개편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매장 출점에 부동산 자산과 공사 비용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자산 관리에 나서면서도 차별화를 준다는 전략이다.

‘세상의 모든 맛이 다 있다’라는 슬로건을 건 메가푸드 마켓 7개점은 첫 출점한 지난 2월 17일부터 4월 3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약 20% 신장했다.

인천 간석점은 개점 첫 주말 일 최대 매출 11억원을 기록하며, 전국 홈플러스 일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회사 측은 연내 17개 점까지 메가푸드 마켓의 점포를 확대할 방침이다.

그래픽=이은현

◇로제·여진구 앞세운 파격 광고... MZ세대 고객 증가

홈플러스는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점포 개편과 함께 걸 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배우 여진구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고객 확보에 주력했다.

창립 25주년 행사를 전개한 지난 3월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65만 명의 고객이 전국 홈플러스 마트, 익스프레스 매장을 방문했다. 같은 기간 누적 고객 수는 약 2000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젊은 고객의 유입이 늘었다. 지난 두 달(2월17일~4월14일) 간 ‘홈플러스 마트’로 유입된 20대 신규 고객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20~24세 고객은 전년 대비 60%, 25~29세 고객은 20% 늘었다. 20~39세 고객 수와 매출도 10%가량 상승했다.

또 이 기간 홈플러스 온라인 쇼핑몰로 유입된 20~30대 신규 고객은 약 60% 증가했다.

먹거리와 생필품 중심의 할인 행사인 ‘물가 안정 프로젝트’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1월 13일부터 지난 8일까지 ‘물가 안정 프로젝트’ 116일간 홈플러스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3%, 신선식품 카테고리는 약 19% 올랐다. 같은 기간 온라인 주문량은 약 25% 늘었다.

홈플러스 물가 안정 프로젝트 이미지. /홈플러스 제공

◇오프라인 점포 영향력 축소... “떠났던 고객 다시 복귀시킬 것”

이제훈호 출범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선 홈플러스의 정상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홈플러스의 실적은 오프라인 점포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5년 약 7조원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2016년 매출액 6조6000억원, 영업이익 309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영업이익은 급감하는 추세다. 2017년 영업이익 2384억원, 2018년 1510억원, 2019년 1602억원으로 잠시 반등했다가, 2020년 다시 933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홈플러스는 자산 유동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대전탄방점, 대구스타디움점, 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등 5곳의 영업을 종료했다. 올해도 부산가야점과 동대전점을 영업 종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홈플러스 마트노조 측의 일자리 불안 관련 항의로 고용보장 관련 총파업이 일어났고, 이에 홈플러스는 부산 가야점을 매각한 MDM그룹 측 건물에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재개점하기로 했다. 동대전점은 계획대로 올해 폐점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이마트(139480)가 ‘트레이더스’ 롯데마트가 ‘맥스’ 등을 내세우며 창고형 할인점을 여는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기존 매장 리뉴얼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시각도 있다.

온라인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마트(SSG닷컴), 롯데마트(롯데온)보다 점유율과 인지도가 미미하다는 것도 개선점으로 꼽힌다.

지난 2월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제시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인한 영업 적자, 과중한 재무 부담 등이 이유였다.

한국신용평가도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단기 사채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이 대표는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 간 고객들이 이탈이 있었다”며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미흡한 것이 원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올해는 고객이 홈플러스를 경험하는 모든 접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 떠났던 고객들을 다시 불러오고 새로운 고객 층을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