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G(프록터앤갬블)가 주 4.5일 근무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유연 근무가 확산하며 사무실에 나오지 않아도, 오전 9시 출근·오후 6시 퇴근하지 않아도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P&G는 최근 전 직원 240여 명을 대상으로 금요일 오후 2시에 퇴근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P&G는 주 40시간 유연 근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무조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대신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2시까지 주 40시간을 채우는 식으로 몰아서 근무하고 금요일 오후부터 쉬는 것이다.
재택 근무도 부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주 1회 할 수 있다. 한국P&G 관계자는 "금요일 이른 퇴근 제도를 시범 운영하는 단계"라고 했다.
한국P&G가 주 4.5일 근무를 도입한 것은 직원이 일하기 좋은 근무 환경과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직원들은 기존 업무량을 금요일 오후 2시까지 처리하며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효율적인 시간 배분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고 업무 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P&G는 1837년 설립된 미국 생활용품 기업으로 다우니(세탁 세제), 질레트(면도기), 팸퍼스(기저귀)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 양초제조 업자 윌리엄 프록터와 아일랜드 비누 제조 업자 제임스 갬블이 비누와 양초를 군대에 공급하고 일반인에게 판매하며 사업을 키웠다. 한국P&G는 이지영 신임 대표가 다음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P&G는 신입 때부터 연차와 상관없이 책임지고 브랜드를 맡기는 '마케팅 사관 학교'로 유명하다. 국내에선 차석용 LG생활건강(051900) 부회장, 김상현 롯데쇼핑(023530) 부회장, 최문석 신세계까사 대표가 P&G 출신이다.
코로나를 계기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들은 근무 시간을 줄여가는 추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의회는 주 4일 근무를 추진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500명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 4일·32시간 근무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임금 삭감은 금지되며 32시간보다 많이 일할 경우 정규 급여의 1.5배 이상을 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일본과 벨기에도 주 4일 근무를 도입하는 분위기다. 전자 대기업 히타치는 도쿄 본사 등 직원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를 도입했다.
벨기에 정부도 근로자들이 주 4일 근무하도록 관련 규정을 바꿨다. 임금 삭감 없이 하루 최대 근무 시간을 8시간에서 9시간 30분으로 늘리고 노사(勞使) 합의 하에 최대 10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