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은현

국내 최대 영화관 CJ CGV(079160)가 영화관에서 파티할 수 있는 공간인 프라이빗 박스(Private Box)를 준비하고 있다.

영화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관객이 줄며 고사 위기에 처했지만 최근 방역 조치 완화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CGV는 단순 영화 관람을 넘어 가족·연인과 식음료를 섭취하고 대화도 나눌 수 있는 파티 공간을 만들어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GV는 영화관과 파티 공간을 접목한 프라이빗 박스에 대한 내부 논의를 진행중이다.

기존에는 상영관에서 여럿이 영화를 보고 영화가 끝난 뒤 바로 퇴장했지만 독립적인 공간에서 삼삼오오 모여 영화를 보고 음식도 먹고 술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호텔 객실을 예약하는 것처럼 일정 시간대 상영관을 예약해 파티나 사교 모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숙박은 불가능하다.

기존 상영관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 수 있어 대화가 어렵지만 프라이빗 박스에서는 영화를 보며 감동적인 장면이나 메시지, 감독·배우 등에 대해 무궁무진하게 이야기하고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객에게 영화와 경험을 결합한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CGV 관계자는 "아직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단계"라며 "언제 어떤 상권에 프라이빗 박스를 열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영화관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경쟁이 치열해지며 타격을 입었다. 작년 국내 영화 관객은 6053만명으로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19년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방역 조치 완화로 외출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CGV 관계자는 "코로나에서 벗어나 문화 생활을 즐기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욕구가 있다"며 "극장에 나들이 간다는 느낌으로 공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CGV는 영화관을 파티 공간 등으로 발전시키며 그동안의 부진을 극복할 계획이다. CGV는 작년 공간 콘텐츠팀을 출범시키고 자동차 극장과 상영관을 체육 시설로 바꾼 클라이밍짐 피커스(PEAKERS)를 연달아 선보였다.

피커스의 하루 이용권은 2만원, 3개월 정기 회원권은 30만원이다. 프라이빗 박스도 파티 공간을 대여해주고 비용을 받는 방식으로 매출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CGV의 2019년 매출은 1조9423억원에서 2020년 5834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7363억원이다.

이 회사는 2019년 12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2020년 388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414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