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식음 매장 앞엔 긴 대기 줄이 늘어섰고, 백화점 곳곳에 비치된 의자와 벤치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6층에 위치한 미술관 ‘알트원’ 앞 티켓 부스에는 다음날 막을 내리는 전시를 보러 온 관람객 수 십명이 줄을 서 있었다. 한 고객은 “날씨가 좋아 쇼핑 겸 나들이 나왔다. 저녁엔 여의도 공원에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연한 봄 날씨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22~24일) 주요 백화점의 매출은 2주 연속 20% 이상 증가했다. 교외형 아웃렛에도 사람들이 몰리면서 매출이 20~40% 뛰었다. 야외 활동이 늘면서 부진했던 의류 및 미용 제품의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주말 신세계(004170)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31.4%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골프의류(60%) 매출이 크게 늘었고, 남성패션(48%), 여성패션(42%), 화장품(28%) 판매가 좋았다.

롯데백화점은 직전 주에 이어 매출이 20%가량 신장했다. 골프(40%), 키즈(35%), 해외명품(25%), 여성의류(15%) 등이 고르게 성장했다.

나들이객이 늘면서 교외형 아웃렛에도 사람이 몰렸다. 롯데쇼핑(023530)이 운영하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은 골프(50%)와 아동복(50%) 상품군의 판매 호조로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40%가량 급증했다.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을 운영하는 신세계사이먼도 거리두기 해제가 시작된 14일 이후 주말 매출이 전년 대비 20%대 증가했다.

현대백화점(069960)의 지난주 백화점과 아웃렛 합산 매출도 29% 증가했다. 골프 상품군(68%)을 비롯해 남성패션(51%), 여성패션(46%), 화장품(33%) 등의 매출이 급증했다.

22일 오후 5시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1층 벤치에서 방문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년 넘게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터진 것으로 진단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올해 2분기(4∼6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99로 기준치(100)에 근접했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이중 백화점은 102에서 111로 지난 분기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며 5대 업태 중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었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프라인 점포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며 “가정의 달인 5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볼거리와 할인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31일까지 ‘해피 슈퍼(Super Happy)’를 주제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에 맞춰 다양한 상품 행사와 체험 이벤트, 감사품 증정 등을 진행한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도 같은 기간 대규모 판촉 행사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