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라이더스 소속 기사가 배달을 하는 모습.

단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민1′이 수수료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라이더 오배송과 관련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 강모씨는 지난 일주일간 배민1의 라이더 오배송 3건으로 인해 재배달 비용을 자비로 내야 했다고 말했다. 라이더가 수령한 음식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지 않았거나, 비닐 여러 개로 묶여있는 음식 중 일부를 빠뜨리고 갔기 때문이다.

강씨가 오배송 배달 건을 상의하고자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상담원과 연결하는 데 걸리는 대기 시간만 15~20분, 재배달 예상 소요 시간이 40분 정도라 결국 강씨는 자비로 재배달 배송료를 내고 고객에게 음식을 전달했다. 음식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고객의 불만족도가 높아지고 부정적인 후기를 남길 시 배달앱에서 삭제하기도 어려워서다.

강씨는 오배송이 발생할 때마다 배민1측에 오배송 관련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지만 “해당 라이더에게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답변만 되풀이됐다고 말했다.

배민1 관계자는 “음식값에 대한 배상은 가능하지만, 재배달 비용은 보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배민1 라이더는 배민1 소속으로 일하지만 사실상 프리랜서와 같은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배송과 관련한 부분은 라이더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독자가 제공한 배달의민족과 배민1의 정산 내역. 배민1은 지난달(3월)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며 음식값의 6.8%를 중개수수료로 가져가고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비와 자영업자들이 지불하는 중개수수료는 배민1 측에서 ‘라이더 관리’ 명목으로 가져간다. 배민1은 지난달부터 주문 1건당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에서 주문 1건당 수수료를 음식값의 6.8%, 배달비 6000원으로 변경했다.

배달비 6000원 중 일부는 배민이 향후 기상악화, 라이더 할증 프로모션비의 명목으로 가져가는 구조다. 음식값의 6.8%를 가져가는 중개수수료 일부도 배민1이 배달관리 서비스 등 서비스 운영에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배달플랫폼 기업이 수익을 늘렸음에도 배민1이 라이더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며 배달 오배송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 자영업자가 별점 1점을 받은 배민1 리뷰에 답글은 단 것. /배달 커뮤니티 제공

자영업자들이 배민1의 오배송 사고 시 자비를 내고서라도 배달을 빠르게 하려는 이유에는 배민1의 ‘리뷰시스템’도 포함된다. 고객이 주문을 취소하지 않고 별점 1점을 남길 시 업주가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는 배달의민족이 아닌 배민1을 이용할 경우 오토바이 라이더 외에 도보 배달원, 자전거 배달원이 랜덤으로 배치될 수 있다. 때문에 도보나 자전거로 음식을 배달할 시 가게 배달 리뷰에 매우 늦게 도착, 엉뚱한 길로 돌아왔어요, 포장 불량, 음식 파손 등을 클릭하고 별점 1점을 남길 시 삭제할 수 없다.

업주가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도 배송이 제대로 되지 않을 시 낮은 별점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음식점의 경우 배달 시간과 음식 보관 등의 목적 때문에 오토바이 라이더들을 선호하는데 배민1의 경우 배달대행업체 이용보다 배달비용이 더 비싸게 책정됨에도 불구하고 업주들이 라이더를 선택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배달의민족 측에 따르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중 배민1의 비율은 10% 후반대다. 배민 관계자는 “원래 계약은 수수료 12%에 배달비 6000원이였는데 프로모션이 종료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배달의민족과 배민1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의 지난해 영업비용은 7162억원이다. 영업수익이 184억원인 것과 비교해 벌어들인 돈의 39배 정도를 지출한 것이다.

배민측은 “단건배달은 주문 건당 수익보다 비용이 많아 주문 건마다 적자가 누적돼 온 상황”이라며 “배민은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업계 최저 수수료율과 배달비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