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빅2′인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이 '뷰티 의료기기'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다. 화장품을 의약품과 같은 기준으로 생산하는 것은 물론 LED 마스크와 같이 피부 개선 등에서 효과를 지닌 의료기기 판매도 염두에 뒀다.

두 회사는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실적 악화에 빠졌다. 고급 화장품 중심의 사업 구조도 통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히는 뷰티 의료기기를 새로운 성장 동력에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손민균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정관 내 사업목적에 '의료기기 제조업 및 판매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의료기기 제조 판매 외 '수출입 및 도·소매', '부대사업 및 투자'도 추가한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지난해 9월 1일 의료용 화장품 전문 기업인 에스트라를 흡수 합병했다"면서 "에스트라는 피부과 등 병·의원에 전용 제품을 납품하는 피부 과학 기업으로 관련 사업 영위를 위한 사업 목적 추가"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기존 의약품, 원료의약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등의 제조, 가공, 판매와 소분 매매에 수입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한다. 자회사인 피지오겔에서 만드는 제품의 국내 판매를 염두에 둔 작업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뷰티 의료기기 제조에도 관심을 두고 사업 목적에 내 의료기기 제조를 등재, 집에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뷰티 디바이스' 연구 조직 신설 등을 검토 중이다. LG전자(066570)가 선보인 LED마스크와 탈모 치료용 기기 등과 같은 형태가 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 화장품 사업의 고전 때문이다. 특히 해외 매출의 최대 7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의 입지가 전과 같지 않아졌다. 중국 현지에서 애국 소비를 권장하는 '궈차오(國潮)' 바람이 불면서 K뷰티의 위상마저 떨어졌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7월 '한류'에 힘입어 중국 시장에서 호황을 누렸던 국내 화장품의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저가 화장품은 중국 현지 화장품에 밀리고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나 LG생활건강의 후 등 브랜드는 글로벌 업체에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화장품 부문 매출은 4조4414억원으로 2020년(4조4581억원) 대비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국내 시장의 온라인 부문 판매 증가로 지난해 전년 대비 9% 성장한 4조9237억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 4조9963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뷰티 의료기기 사업 강화를 통해 화장품 부문 실적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는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모든 제품으로, 보정 등이 목적인 뷰티 기기도 의료기기로 포함한다.

특히 피부질 개선 등에 대한 뷰티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뷰티 의료기기를 포함하는 더마 코스메틱 시장 규모를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2017년 5000억원에서 2배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의학기술을 앞세운 의료용 화장품은 판매 가격 자체가 높게 책정돼 수익성 제고에도 유리하다"면서 "아모레퍼시픽은 뷰티 의료기기 사업에 특화한 조직인 '에스트라 헬스케어생산 디비전'이라는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