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지방시·루이비통 등 글로벌 명품 기업 출신의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1등 탈환'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은 럭셔리 상품군을 총괄하는 MD1 본부장으로 샤넬과 지방시코리아 지사장을 거친 이효완(사진) 전무를 이달 2일부로 선임한다.
또 삼성물산 패션부문 출신 진승현 상무를 럭셔리 MD1 본부 럭셔리 앤(&)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부문장으로, 루이비통코리아 출신의 김지현 상무보를 마케팅 앤 커뮤니케이션 부문장으로 임명한다.
롯데백화점이 상품본부 본부장으로 여성 임원을 발탁한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스스로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유리천장을 없앨 만큼 '명품 강화'에 대한 절박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비롯한 명품이 백화점 실적을 좌우하는 만큼,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고 구매협상력(바잉 파워)을 높이기 위해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펜디코리아 상무, 샤넬코리아 면세패션사업부 상무를 거쳐 2018년부터 최근까지 지방시코리아 지사장을 역임했다.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수입·전개하다 국내 직진출로 선회한 지방시코리아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 MD1 본부를 맡아 해외 명품과 화장품, 라이프스타일, 가전제품(H&E) 부문을 총괄할 예정이다.
진 상무는 롯데백화점에서 상품기획자(MD)를 시작으로 구찌코리아, 발렌시아가코리아를 거쳐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 해외 의류 부문에서 근무했다. 비이커, 꼼데가르송 등을 담당하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생)에게 인기가 높은 신(新) 명품 브랜드를 발굴한 이력을 살려 해외 수입 의류 부문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보는 프라다코리아와 루이비통코리아에서 마케터로 일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총괄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에 영입된 임원들은 모두 명품업계에서 20년 이상 전문성을 쌓았다"라며 "글로벌 명품 업계에서 검증받은 전문가들과 함께 럭셔리 부문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선은 지난해 11월 롯데쇼핑(023530)이 창사 42년 만에 비(非) 롯데맨 출신인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를 영입하면서 예견됐다.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유통 부문의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처음으로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했다. 또 경쟁사인 신세계(004170) 출신의 정준호 대표를 백화점 대표로 앉히는 파격을 선보였다.
정 대표는 3개로 나뉘었던 지역별 관리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고 상품본부를 세분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명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당 분야의 임원을 외부 출신 전문가로 채웠다. 일명 '엘벤져스(롯데+어벤져스)' 군단이다.
지난 1월 신세계 출신의 이승희 상무와 안성호 상무보를 강남점 리뉴얼(새 단장)을 위한 오퍼레이션 태스크포스(TF) 팀장과 스토어부문장으로 각각 영입한 데 이어, 2월에는 신세계 출신 조형주 상무보를 럭셔리 부문장으로 영입했다. 이를 통해 "고급 소비의 중심인 강남에서 1등 백화점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선 이번에 영입된 인재들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세계 명품 시장을 지배하는 양대산맥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루이비통·지방시·펜디 등 보유)와 케링 그룹(구찌·발렌시아가 등 보유)을 비롯해 샤넬, 프라다 등에서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브랜드 입점 및 협력 과정에서 협상력을 발휘할 거란 전망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마무리된 만큼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백화점을 고급스럽게 탈바꿈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