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은 장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서빙로봇 렌털 사업을 확대한다. 배민 가맹점주 대상 서빙로봇 안내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판촉 강화에도 나섰다. 외식업 인력난을 파고든 것으로, 로봇을 새 수익 모델로 꺼냈다는 분석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4일 서빙로봇 ‘딜리’(딜리 플레이트)의 상세 기능과 렌털 서비스를 배민 가맹점주들에게 안내하는 ‘배민로봇’을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비용 등 도입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고객센터도 신설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서빙로봇 렌털 서비스 활용하는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 /우아한형제들 제공

딜리는 가로·세로 50cm, 높이 약 1.3m의 자율주행로봇이다. 음식을 담은 선반을 올릴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딜리에 올리면 로봇이 손님이 앉은 곳으로 이동한다. 로봇 상단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음식 주문도 직접 받는다.

우아한형제들은 2017년 서빙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2018년 8월 딜리 첫 모델을 피자헛 목동점에 시범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LG전자 등과 협력하며 총 5종 모델을 갖췄다. 그동안은 외식업계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로봇 활용 실험에 주로 사용돼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회사 측은 일반 음식점으로의 로봇 확산을 노리고 나섰다. 외식업체는 노동 강도가 높고 근무 환경이 열악해 젊은 층이 기피하는 데다 외국인 근로자 입국 제한으로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해 9월 외식업주 20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4.9%는 외식업계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답했다. 직원을 구하기 어려운 이유(복수 응답)로는 외국인 고용 절차의 복잡성(22.9%)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배민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딜리 도입 판촉도 시작했다. 렌털 장기 가입 시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딜리 도입 추천자에게 보상을 해준다. 서빙로봇 딜리를 먼저 이용한 음식점주가 주변 음식점에 추천하고 해당 음식점이 딜리를 도입할 경우 현금 30만원을 제공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서빙로봇 주변 추천 시 현금을 제공하는 판촉을 시작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우아한형제들은 딜리가 인력 채용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홍보다. “사장님은 손님과 장사에만 집중하시고, 반복되는 서빙은 로봇에게 맡길 수 있다”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울러 로봇을 이용한 비대면 서빙으로 매장도 손님도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서빙로봇 딜리는 지난 2월 1일 기준 전국 500개 매장에 도입됐다. 2019년 11월 렌털 방식의 상용화를 시작한 지 약 2년여 만으로 사고 발생 등 위험 부담 등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

업계에선 딜리 렌털이 실적 압박을 받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의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것란 분석이 나온다. 음식점에 도입된 딜리 1대에서 매월 최소 60만원 렌털비를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우아한형제들은 홈페이지에서 20평 미만 소평 매장에도 딜리 도입을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우아한형제들의 새 주인으로 올라선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지난해 3월 거래 완료와 동시에 배민 운영 시스템 등을 자사의 시스템으로 교체하고 운영 비용 등을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배민을 통한 흑자 전환도 예고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 112억원의 적자를 냈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음식 배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아한형제들은 본업인 음식 배달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서빙로봇은 음식점이 도입하기만 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