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경상남도 김해, 인천 청라에 잇따라 신규 출점을 앞둔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코리아가 올해 21년 만에 유상증자에 나섰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는 1주당 10만원에 13만8000주를 신규 발행해 자본금을 2641억1500만원에서 2779억1500만원으로 확대했다.
코스트코코리아의 유상증자가 2001년(600억원) 이후 21년 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코스트코코리아 측은 유상증자 이유에 대해 "내부 사정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선 한국에서만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작년 기준 현금성 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이 6000억원에 달해 은행 차입도 없는 코스트코코리아가 유상증자를 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1998년에 설립된 코스트코코리아는 한국에서 번 돈을 투자하거나 유보하다가, 2019회계연도(2019년9월~2020년8월)부터 2년 연속 100% 주주인 미국 본사에 배당했다. 2년 간 보낸 배당금이 42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 2400억원보다 훨씬 많다.
이번 유상증자는 미국 본사가 배당으로 가져갔던 돈 일부를 코스트코코리아에 다시 돌려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제3자를 투자자로 유치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안정적으로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미국 본사가 지분율을 낮출 유인이 적다는 게 투자은행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올해부터 출점이 연이어 예정돼 있어 대규모 지출이 예상된다. 지난 2019년 출점한 경기도 하남까지 16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김해, 내년 인천 청라에 신규 점포를 낸다. 서울 고척, 전라도 익산에도 출점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요 오프라인 점포 실적이 휘청일 때도 코스트코코리아 실적은 건재했다. 2020회계연도(2020년9월~2021년8월) 매출은 5조35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3% 늘어난 1775억원, 당기순이익은 27.8% 증가한 1347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트코의 장점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토대로 4000개의 품목을 엄선해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판다는 것이다. 제품 가짓수를 늘리기 보다는 고기, 와인, 자체 브랜드(PB) 상품 등 코스트코가 잘할 수 있는 일부 품목의 좋은 제품을 확보해 싸게 판다. 매장 간 제품 품질이 같고 재고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게 강점이다.
2010년 전후로 국내 유통사가 코스트코를 따라 창고형 할인점을 선보이기 시작했지만 제품 구색이나 품질, 재고 관리 측면에서 원조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설립자이자 유통업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짐 시네갈이 지난 2011년 시애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코스트코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매장이 어디냐'는 질문에 "한국이다. 환상적이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것 같다"고 답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엄청난 수익을 챙기면서도 직원을 위한 투자나 사회 공헌 활동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에 코스트코코리아 근로자들은 2020년 민주노총 산하에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같은해 10월 노조는 회사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및 발생 사실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등 방역 대응이 미흡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지난해엔 직원 식사가 부실하고 퇴근 할 때마다 도난 우려를 이유로 소지품 검사를 하는 등 부당한 검열을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