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를 새 주인으로 맞은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009240)을 향한 주주 반발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지난해 14만원을 돌파한 주가가 최근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소액주주가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샘 소액주주연대는 14일 '단체행동을 위한 소액주주 의견 취합' 공지를 냈다. 소액주주들의 주가 하락 피해를 조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샘 경영진을 향한 자사주 소각 등 요구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샘 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IMM PE가 한샘 경영권을 가져간 이후 불거진 주가 급락이 원인이 됐다. IMM PE가 대주주 지분만을 비싸게 사들인데 반해 소액주주는 지배구조 변동 등으로 주가 하락 피해만 입었다는 판단에서다.
한샘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 7만500원을 기록했다. IMM PE가 한샘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던 지난해 7월 14만65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해 52% 하락했다. 대주주 변경이 완료됐던 지난해 12월 중순까지도 한샘의 주가는 9만원이었다.
박장호 한샘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IMM PE의 한샘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소액주주는 완전히 배제됐다"면서 "주주환원 정책이라며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지만, 주가 상승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보다 적극적인 주가 부양 정책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한샘은 지난해 11월부터 3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지만,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자사주를 사들이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29일 8만6300원이었던 주가는 마지막 취득일인 지난 17일 8만4100원으로 되레 2.5%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한샘이 지난 8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2차 자사주 매입은 철회됐다. 지난 10일부터 3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다시 시행하기로 했지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공시 규정에 발목 잡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공시 규정 제5-4조 '자기주식의 취득기간'에서 상장법인의 자사주 취득은 최초 공시한 만료일 이후 1개월이 지나야 이사회 재결의가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샘은 1차 자사주 매입 만료를 2월 22일로 예정했다.
한샘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2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배당정책과 자기주식 취득을 통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시행을 발표했다"면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을 뿐 규정에 따라 오는 3월 22일 자사주 매입 이사회 결의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자사주 매입이 아닌 자사주 소각을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취득한 주식을 없애는 것으로, 발행 주식수를 줄여 1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법으로 통한다. 주주이익을 꾀하는 기법 중 하나로 꼽힌다.
박 대표는 "상장 규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려 한 것을 보면 한샘도 주가 하락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미 떨어진 주가를 받아내는 방식의 자사주 매입으로는 주가가 오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연대는 한샘 2대 주주인 테톤캐피탈파트너스엘피(Teton Capital Partners, L.P.·테톤캐피탈)와의 연대도 검토하고 있다. 한샘의 경영권 매각을 반대했던 미국 헤지펀드 테톤캐피탈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진입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톤캐피탈은 "한샘 이사회의 독립성과 책임성, 다양성과 전문성을 증진하고 주주 전체의 권익을 옹호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샘의 제49기 정기주주총회에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1인의 선임을 제안하는 주주제안 서신을 발송한 상태다.
박 대표는 "주주들을 향한 사업 계획 설명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경영진은 그런 것이 전혀 없다"면서 "소액주주연대뿐만 아니라 연대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한샘 소액주주까지도 최대한 규합해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