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침대업계 1위 에이스침대(003800)와 사무용가구 1위 퍼시스(016800)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배당을 늘렸는데 상당수가 오너일가에게 돌아갔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소액주주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적 개선에 따른 수혜가 오너일가에게 집중 돼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이은현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침대는 지난 10일 1주당 1330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1000원의 결산 차등 배당을 한다고 밝혔다. 배당금 총액은 107억2347만원이다. 이 회사의 배당금이 100억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해에 1100원, 730원 총 80억1260만원의 배당을 한 것에서 대폭 확대했다.

배당 확대는 실적 개선에 따른 주주 환원 정책이다. 지난해 매출이 19.6% 증가한 3463억원, 영업이익은 54.1% 늘어난 760억원, 당기순이익은 28.8% 증가한 63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맞물리며 고가 가구인 침대 교체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그런데 결산 배당금의 80%인 88억원이 창업주인 안유수 회장과 장남 안성호 대표에게 돌아갔다. 이들이 지분 79.76%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성호 대표가 74.56%를, 안유수 회장이 5.0%를 보유해 각각 83억원, 5억5000만원을 가져가게 됐다.

왼쪽부터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 안정호 시몬스 대표. / 에이스침대, 시몬스 제공

안유수 회장의 차남인 안정호 시몬스 대표도 수십억원대의 배당 수익을 얻을 전망이다. 이 회사는 안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시몬스는 2020년 사상 최대 매출인 2715억원을 기록하면서 4년 만에 20억원을 배당했는데, 작년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몬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가까이 늘었다.

시몬스가 작년 수준인 20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한다고 가정하면, 안유수·성호·정호 부자가 회사 배당으로 가져가는 돈은 연간 100억원이 넘어갈 전망이다. 시몬스 측은 "(배당)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너 일가가 연간 60억원 이상의 배당 수익을 챙긴 2019~2020년 에이스침대 직원들의 연봉은 가구업계 주요 기업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에 그쳤다.

에이스침대의 2020년 말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4470만원으로 전년 대비 4.9% 올랐으나 동종 가구업계인 한샘(009240)(5000만원), 현대리바트(079430)(5900만원)에 비해 적었다.

이 기간 안유수 회장은 매년 17억4000만원의 보수를 받아 직원의 39배에 달했다.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이 평균 6억6900만원을 수령해 직원의 13배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하다.

국내 사무용가구 1위 업체인 퍼시스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내면서 결산 배당을 1000원에서 1100원으로 확대했다. 배당금 인상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배당금 총액은 91억8000만원에서 100억9000만원으로 늘었다.

퍼시스 손동창 창업주와 장남 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 / 퍼시스 제공

배당금 55%인 69억원이 최대주주이자 지주회사인 퍼시스홀딩스와 창업주 손동창 퍼시스목훈재단 이사장과 부인과 자녀 등 특수관계인에게 돌아간다.

손 이사장은 지분 16.70%를 보유해, 21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한다. 부인 장미자 씨(0.64%)가 8100만원, 장녀 손희령 씨(0.56%)와 장남 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0.56%)은 각각 7100만원을 가져간다.

퍼시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8% 증가한 3265억원, 영업이익은 16.1% 늘어난 299억원, 당기순이익은 37.6% 증가한 469억원이다.

코로나19 확산 후 재택근무가 늘면서 2020년 매출이 감소했지만 지난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 이전 수준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재택근무자들이 집에 사무용 가구를 들이거나, 기업들이 직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회의실 집기를 교체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퍼시스는 2020년 말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5695만원으로 전년 대비 18.1% 인상됐고 등기이사·감사와의 급여 격차도 3.3배에 그쳐 에이스침대보다는 직원들의 사정이 나은 편이다. 창업주 일가 중에서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사람은 없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 확대는 장려할 만 한 합리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당기순이익을 넘어서는 배당을 하거나 당기순손실을 냈는데도 배당을 계속하는 과다 배당 사례와는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대한 배당이 특정인에게 대부분 귀속되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있다. 찬성하는 측은 오너일가에 대한 배당 쏠림이 책임 경영을 강화하면서, 부정적인 방법으로 사익을 편취하려는 유인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내 한 민간연구소의 관계자는 "소액주주 비율이 10% 안팎인 회사들은 배당 확대가 진정한 의미의 주주 환원 정책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배당금을 확대하는 이유를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