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침대 브랜드 씰리침대가 지난 달 침대 프레임의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이미 두 번 가격을 올린 가운데서 또 이뤄진 인상이라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2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국내서 씰리침대를 제조·판매하는 씰리코리아컴퍼니는 지난 1월 17일부터 'F500′ 'B200′ 'S238′ 등 침대 프레임 제품 가격을 평균 8% 올렸다. 해당 제품들의 평균 가격이 213만원(퀸 사이즈 기준)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약 16만원 상향 조정됐다.

씰리침대/씰리코리아 제공

씰리침대의 이번 프레임 제품 가격 인상은 일부 매트리스 제품의 가격을 평균 6%가량 올린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지난해 3월에도 매트리스 위주로 제품 가격을 최대 6% 상향 조정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세 번의 가격 인상이 이뤄진 셈이다.

씰리침대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인상 당시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제품 가격을 조정했지만, 일부 품목은 가격을 동결하거나 오히려 인하했다"면서 "목재 등 주재료 가격이 계속 올라 기존엔 올리지 않았던 프레임 가격까지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목재협회 등에 따르면 침대 등 가구 제조 필수품인 파티클보드(PB) 가격은 올해 1매(가로 1.2m×세로 2.4m×높이 15㎝의 원판 형태)당 1만5000원까지 올랐다. 지난 2018년, 2019년, 2020년까지만 해도 8000원대였다.

PB의 재료가 되는 러시아제 제재목 가격이 치솟았다. 2020년 12월 1㎥당 39만원이었던 러시아제 제제목은 지난해 상반기 54만원으로 지난해 말 다시 57만원이 됐다. 1년 새 4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뉴질랜드산 제재목도 49% 올랐다.

그래픽=손민균

가구업계 관계자는 "목재를 고온 압착한 PB는 부식과 뒤틀림이 적어 침대 등 가구 생산의 필수 재료로 꼽힌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벌목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목재 가격이 올랐고, 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상 운임료 상승도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국제 해운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해 12월 말 5046.66으로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4980선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가구 가격 줄인상이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3월 씰리침대의 가격 인상을 기점으로 가구업계 전반으로 도미노 인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시몬스는 지난해 4월과 7월, 11월 3차례나 판매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샘은 지난해 3월과 4월, 6월 연달아 약 5%씩 가격을 올렸고, 현대리바트도 같은 해 6월과 12월에 5%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신세계까사도 지난해 9월 평균 8%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케아도 3년 만에 가구 판매가를 평균 6% 올리며,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은 산재해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목재 가격이 현 상황을 유지하고 물류비용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다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