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음식 배달에 이어 퀵커머스(소량의 생필품을 1시간 내 배송) 사업인 B마트의 단건배달을 본격화 했다. 현재 40~50분인 배송 소요 시간을 20분 안팎으로 줄여 쿠팡이츠와의 속도 경쟁에서 앞서려는 의도다.
4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은 이달부터 서울 강남구, 송파구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B마트원(B마트1)’을 시작했다.
B마트원은 단건배달 서비스다. 생필품 배달은 라이더들이 여러집 주문을 수락해 한번에 배달하는 묶음배달이 대부분인데, 이 지역에선 100% 단건배달만 하겠다는 것이다.
배민이 지난해 일부 B마트 지점을 대상으로 단건배달을 시범 운영한 적은 있으나, 특정지역을 타깃으로 단건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현재 제한된 지역에서만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지역 확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배민은 작년부터 단건배달을 확대하고 있다. 음식 배달은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원(배민1)을 출시해 입점업체가 배민원과 일반 배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많은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배달 라이더의 묶음배달을 허용해왔으나 건당 배달 소요시간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2019년 쿠팡이츠가 ‘한번에 한집만 배달’을 내걸며 출범한 뒤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한 것도 배민에는 위협요인이 됐다.
무명 사업자였던 쿠팡이츠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며 단숨에 배민, 요기요에 이은 3위 사업자가 됐고 강남3구에선 배민을 앞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배민은 B마트원을 통해 배송 소요시간을 현재의 절반 수준인 20분 안팎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민이 B마트를 출시한 2019년까지만 해도 1시간 안에만 배송하면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았으나 쿠팡이츠가 지난해 쿠팡이츠 마트를 선보이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쿠팡이츠 마트는 강남, 송파구에서 생필품을 10~15분 내에 배달해 준다.
유통업계는 코로나19 때 나타난 음식 배달과 전자상거래의 가파른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기 힘든 만큼 다음 격전지는 퀵커머스라고 예상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국면에 진입하면 전자상거래 시장 둔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쿠팡도 이커머스와 쿠팡이츠 성장 둔화에 따라 퀵커머스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식료품·생필품을 취급하는 경쟁사에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