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고향 대신 호텔로 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방역 당국이 이번 설 연휴 기간(1월 28일~2월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이동 자제를 요청했지만, 5일간의 연휴에 '호캉스'를 즐기려는 수요는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호텔 시그니엘 서울. /호텔롯데

3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28일 기준 서울 시내 주요 호텔의 설 연휴 기간 예약률은 80~90% 수준이었다. 6성급 호텔인 롯데호텔 시그니엘 서울은 90%의 예약률을 기록했고, 시그니엘 부산과 롯데호텔 울산 등도 80%의 예약률을 보였다. 라세느 등 뷔페 사업장도 작년 연말부터 주말과 연휴 기간 예약률이 90%를 상회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시그니엘 서울의 경우 작년 연말부터 90%의 예약률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취소가 되더라도 바로 예약이 돼 객실이 채워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역을 위해 전체 객실의 70~80%를 가동 중인 신라호텔도 80%대의 예약률을 보였다. 전체 객실의 60%만 가동 중인 플라자 호텔은 연휴가 시작되는 29~30일 예약률이 80% 수준을 기록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도 연휴 기간 70~80%의 예약률을 보였다. 뷔페와 레스토랑은 예약이 다 찼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관계자는 "연휴 전날까지도 계속 예약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 예약률이 5~10% 정도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코로나로 고향 방문을 포기한 분들이 호캉스로 아쉬움을 달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랜드 조선 부산 레스토랑 전경. /조선호텔앤리조트

주요 관광지의 호텔과 리조트의 객실 예약률은 더 높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경우 부산과 제주 지점의 예약률이 80%를 넘어섰다.

전 객실이 스위트룸으로 운영되는 롯데관광개발(032350)의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연휴 기간 1000개 이상의 객실이 예약됐다. 이 호텔은 조식 공간을 다섯 곳으로 나눠 운영하며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예약률도 90~100% 수준이다. 거제·설악·양양·제주·경주·해운대 지점의 예약률이 높았다. 소노호텔앤리조트의 경우 솔비치 삼척·양양·진도·제주점은 예약이 다 찼고, 홍천 비발디 파크는 95%의 예약률을 보였다.

한 리조트 업체 관계자는 "연휴가 끝난 2월 3, 4일에도 연차를 내고 묵는 고객이 많아 평소 평일보다 예약률이 높은 편"이라며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예약을 취소하는 분들도 있지만, 과거 거리두기 4단계 올라갔을 때 만큼의 영향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설 연휴 첫날이자 주말인 29일에도 전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총 1만3592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번 설 연휴가 오미크론 유행의 크기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라며, 고향 방문 등 이동과 만남을 자재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