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올해 "흑자 전환 하겠다"고 밝히면서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될 전망이다.

그래픽=이은현

DH는 이달 10일(현지시각) 투자자들에게 "음식 배달 사업이 올해 상반기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연말까지 조정 EBITDA(이자, 법인세, 감가상각 비용을 반영하기 전 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에 독일 증시에 상장된 DH 주가는 전일 대비 5% 상승한 86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조정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얼마나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DH는 2019년 4억140만유로(5400억원)의 손실을 낸 뒤 2020년 5억9010만유로(8000억원), 작년 상반기 3억3323유로(4000억원) 등 적자를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선 DH가 올해 5억유로(6800억원) 이상의 조정 EBITDA 손실을 내고 내년에도 흑자 전환을 못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금 창출 능력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며 DH 주가는 작년 말 100유로를 웃돌았지만 최근 70~80달러까지 내렸다. 두달 새 39% 내렸다.

DH 측은 "퀵커머스(소량 생필품을 1시간 내 배송)와 관련한 투자가 올해 1분기에 정점을 찍고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작년 말 독일 배달 사업을 축소하고 일본에선 철수하는 등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것도 수익성 개선엔 도움이 될 전망이다.

매출 절반을 책임지는 아시아 사업부에서 DH가 '수익성 개선의 대표 사례'로 홍보한 배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DH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배민의 조정 EBITDA가 2020년 9월 말 대비 112% 개선된 1억6500만유로(2230억원)를 기록했다며 "한국 플랫폼에서 상당한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DH 아시아 사업부가 2019년부터 매년 2억유로(2700억원) 이상의 조정 EBITDA 손실을 내는 동안 배민 한국 음식 배달 사업은 꾸준히 흑자를 기록중이다. DH가 큰 성과를 못 내는 일본 사업을 정리하기로 하고, 우아한형제들 창업주 김봉진 의장에게 싱가포르 기반의 합작회사 우아DH아시아를 맡겨 동남아 사업을 진두지휘 하게 한 것도 수익성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배민은 2019년 사업을 시작한 쿠팡이츠와의 경쟁이 심화되며 라이더·입점업체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과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각종 쿠폰이 늘어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특히 배민이 쿠팡이츠 대항마로 내놓은 자체배달 서비스 배민1은 치솟는 배달 수수료에 건당 1500~200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조정 EBITDA가 개선된 건 주문건수, 입점업체 수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광고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배민의 주문건수는 2020년 6억8300만건으로 전년 대비 67% 늘었고 작년 8월에는 월간 기준 1억건을 돌파했다.

한국과 독일의 회계처리 방식 차이로 일부 지출이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한 현금 흐름 개선이 이뤄졌다.

유통업계에선 퀵커머스 사업인 B마트도 배민의 현금 흐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배민은 B마트 사업으로 2020년 기준 매출 1억700만유로(1447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연간 주문건수는 1000만건으로 업계 1위다. 다만 조정 EBITDA도 7100만유로(960억원)로 대폭 확대됐다. 이때 B마트 매장 수 확대와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각종 비용 증가가 집중된 영향이다.

배달업계의 한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현재 시장이 형성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모든 업체가 적자를 보고 있지만 규모의경제를 실현하는 순간 고마진 사업이 될 것"이라며 "B마트, 요마트 등의 제품 가격은 이커머스 보다 15~20% 가량 높지만 즉시 배송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고객들의 저항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배민 측은 3월 말 감사보고서 발표 전까지는 실적과 관련해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