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뤄진 외국인 투자 중 절반가량이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에 투자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이 국내로 유입된 결과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이 미국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해 한국에 투자한 금액은 12억 달러(약 1조4320억원)다. 이는 한국 쿠팡의 지분을 100% 소유한 쿠팡Inc가 한국법인에 투자한 것으로, 같은 기간 미국이 한국에 투자한 전체 금액 24억7400만달러(약 2조9524억원·도착 금액 기준)의 48% 수준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상반기 미국의 한국 투자 금액에서도 43%(3억5000만달러)를 차지한 바 있다. 산자부는 “지난해 2~4분기 미국으로부터 12억 달러를 투자받아 서비스 확대 및 고도화를 위해 ICT( 정보통신기술) 기반 물류센터를 건립했다”고 밝혔다.
2010년 미국 델라웨어주에 쿠팡LLC(상장 전 쿠팡Inc으로 전환)를 세운 쿠팡은 지난해 3월 11일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해 약 5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쿠팡이 쿠팡Inc를 통해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미국의 대한(對韓) 투자금액은 크게 증가했다. 쿠팡이 상장하기 전인 2020년 미국이 한국에 투자한 금액은 9억1000만 달러(약 1조897억원·도착 금액 기준)로 작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로켓배송(당일배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물류 인프라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상장 후 쿠팡은 전북 완주, 경남 창원, 김해, 충북 청주, 부산, 충남 계룡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1조원 이상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설립 중이다.
최근 건립되는 물류센터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품 관리 시스템, 작업자 동선 최적화, 친환경 물류 장비 등을 도입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그동안 미 증시에서 4차례 자금을 조달해 한국 물류센터 인프라 구축에 투자했다”며 “전국 10개 지역에 신규 물류센터를 열기 위해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지역 사회에 1만3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쿠팡의 지난해 3분기(7~9월) 매출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46억4470만 달러(약 5조4789억원)로, 분기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3억1511만 달러(3717억원)로, 작년 말 기준 누적 적자는 4조8000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