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충전 후 깜빡하거나 쓰지 않은 스타벅스 카드 잔액을 자사 이익으로 귀속시켰던 스타벅스가 정책 변경에 나선다. 스타벅스는 앞으로 유효기간 만료일을 사전에 고지해 기간 만료로 인한 사용 중단 및 이익 귀속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고객 돈인 선불충전금(스타벅스 카드에 미리 충전한 돈)에 유효기간을 정하고, 지난해까지 약 30억원의 낙전수입을 거뒀다는 비판을 받은 데 따른 조정으로 풀이된다.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 /연합뉴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내달부터 스타벅스 카드 미사용 잔액에 대한 유효기간 만료 전 사전 고지 정책을 시행한다. 마지막 사용일로부터 5년인 유효기간의 만료 6개월 전, 3개월 전, 1개월 전 각각 세 차례에 걸쳐 고객의 이메일을 통해 남아있는 충전금 잔액을 사전 안내한다.

SCK컴퍼니 관계자는 “스타벅스 카드가 애플리케이션(앱)에 연동돼 사용되는 만큼 이메일이 등록돼 있다”면서 “충전 후 깜빡하거나 사용하지 않고 있는 고객들을 찾아 개별 고지해 유효기간이 지난 충전금이라도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전 안내를 받은 스타벅스 고객은 사용기간을 연장(5년)하거나 새로운 카드를 통해 잔액을 보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스타벅스 카드 이용 고객에 대해서도 안내를 진행, 새로운 카드 발급을 통한 잔액 보전 및 스타벅스 카드 계속 사용을 보장한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선불충전 방식인 스타벅스 카드의 유효기간을 두고 기간 만료 시 사용이 불가능하도록 해왔다. 별도의 기간 만료 고지도 진행하지 않았다. 유효기간이 만료된 고객이 매장을 직접 찾아 환불을 요청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카드 재발급 및 잔액 이전을 진행했다.

SCK컴퍼니는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까지 약 30억원 낙전수입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선불충전 카드 가운데 약 6% 정도가 쓰이지 않은 채 남겨지는데, 5년 전인 2016년 말 스타벅스 선불충전금(선수금) 잔액이 50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한 수치다.

사이렌오더(선불로 돈을 충전해놓고, 원하는 음료를 사전에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의 급성장으로 지난해 스타벅스 충전금이 2000억원에 육박함에 따라 오는 2026년에는 스타벅스가 챙기는 낙전수입이 120억원(누적기준)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객 돈에 유효기간을 정해두고 이익으로 산입하고 있는 데 대한 도덕적 해이 비판이 일면서 빠르게 정책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전고지를 통한 최소한의 소비자 보호 조치를 꺼낸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스타벅스는 선불충전금을 상품권으로 규정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없이 매장 재투자, 인건비 및 임차료 지급 등에 마음껏 활용한다”면서 “소비자 보호장치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