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새벽배송 전문업체 마켓컬리가 올해 거래액 3조2000억~3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사업목표를 세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고 쿠팡, SSG닷컴이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래픽=이은현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지난 12일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작년 사업 성과와 올해 목표를 공유했다.

김 대표는 올해 거래액(GMV) 목표를 3조2000억~3조3000억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컬리 거래액은 2020년 1조원에서 코로나19 영향이 계속되며 2021년 2조원으로 두배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60% 이상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으로 배송망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고 호텔, 가전 등 3P(3rd party·상품 중개 거래) 사업도 시작한 만큼 거래액을 확대할 수 있는 플러스 알파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그는 "2조원에서 3조원으로 가는 건 기존 비즈니스로 가능하고, 2000억~3000억원은 신규 사업을 통해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 마켓컬리, 적자에도 유가증권시장 입성...쏘카와 'K-유니콘 상장 1호' 경쟁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에게 올 한해는 향후 사업 방향성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다. 이커머스 1호 상장을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마켓컬리는 국내 카셰어링(차량 공유) 선두업체 쏘카와 유가증권시장 'K-유니콘 상장 1호 기업'을 두고 경쟁한다. 거래소는 지난 4월 심사 기준을 개편해 시가총액이 1조원만 넘으면 적자 기업이어도 코스피에 상장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컬리는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JP모간을 대표 주관사로 정하고 이달 중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뒤 상반기 내 IPO를 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투자에서 인정 받은 기업가치는 4조원인데, 거래액에 2배 정도를 곱한 수치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서 거래액 대비 2.5배~3배의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그러나 마켓컬리를 둘러싼 경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종합몰을 표방하는 쿠팡, SSG닷컴이 식품 투자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어 거래액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식품 로켓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성장해 20억달러(2조3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유통업계에선 거래액에서 식품 비중이 40% 정도로 높은 SSG닷컴의 거래액은 2020년 4조7000억원에서 작년 5조원 후반대로 최소 20% 이상 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은 컬리의 기업가치 산정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화장품 새벽배송 수요 높아...고객 7명 중 1명 화장품 구매

컬리는 비(非)식품 가운데 온라인 침투율이 낮은 화장품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식품에 비해 마진율이 높아 수익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지난해 스킨케어, 메이크업 제품 등 뷰티 상품군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전체 고객 7명 중 1명이 화장품을 구매했다.

아이브로우, 아이라이너, 쿠션, 립스틱 등 메이크업 제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350배 늘었다. 회사 측은 "식품과 마찬가지로 모든 성분을 공개하고 직원이 직접 써보고 판매한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고운호 기자

유통업계에선 식품 전문 새벽배송 업체인 컬리가 화장품 판매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화장품의 경우 주 고객층이 밤늦게 장보기를 하는 30~40대 여성, 즉 기존 마켓컬리의 주력 고객층과 겹친다.

강력한 온라인 1위 업체가 부재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온·오프라인 화장품 플랫폼 1위 업체는 CJ올리브영으로 작년 거래액은 2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중 온라인 매출은 30% 정도로 상당부분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온다.

새벽배송을 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컬리에서 새벽배송이 가능한 지역의 경우 화장품을 식품과 함께 밤 11시 전에 주문하면 바로 다음날 오전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SSG닷컴 정도다.

SSG닷컴은 작년 7월 화장품 새벽배송을 첫 시작한 후 한달 간 관련 매출이 전월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화장품 새벽배송 수요가 많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CJ올리브영은 새벽배송 대신 당일배송(오늘드림)을 해주지만 밤 8시까지만 주문이 가능하다.

그동안 화장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써보고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온라인 플랫폼이 고전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 상품군이었으나 코로나19를 거치며 시장 환경이 급변했다. 비대면 소비가 증가한 가운데 매장에서 제품 테스트가 불가능해진 것도 한몫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화장품의 온라인 침투율(화장품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1월 기준 38%로 식품(20% 중반)보단 높지만 공산품이 50%를 웃도는 것에 비해 낮은 편이다.

다만 컬리가 화장품 판매 채널로서는 신생업체이기 때문에 입점 브랜드 수가 많지 않고 중저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현재는 클리오, 이니스프리, 키스미 등 중저가 브랜드 화장품이 주로 입점돼 있다. 가장 고가 브랜드로는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설화수가 있다.

컬리는 화장품 상품기획자(MD)를 대폭 보강해 고가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화장품을 별도의 버티컬 커머스(전문몰)화(化)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