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롯데쇼핑(023530)의 주요 계열사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롯데홈쇼핑과 함께 약진했던 롯데하이마트(071840)의 매출, 영업이익 흐름이 최근 부진하다. 가전·가구 소비 지출 증가에 따른 수혜를 입는 동안 새로운 성장 모델 발굴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롯데하이마트 주가는 작년 1월 12일 4만5250원을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해 11월 29일 2만31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소폭 올랐지만 2만4000원~2만5000원 사이를 횡보하고 있다. 지난 1년 간 주가가 30% 하락했는데 코스피지수가 7% 떨어진 것에 비하면 하락 폭이 두드러진다.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올해 1~3분기 매출은 2조98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4.2% 줄어든 1100억원이다. 2020년도 실적이 워낙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다. 2020년 매출은 0.6% 증가한 4조520억원, 영업이익은 46.6% 증가한 1610억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이 심각했던 2020년에 비해 지난해 가전·가구 소비 지출 증가폭이 둔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전·가구 소매판매액은 2019년 1~11월 30조4030억원에서 2020년 1~11월 36조832억원으로 19% 증가한 뒤 작년 1~11월에는 9% 늘어난 39조463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롯데하이마트의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본다. 4분기 실적을 전망한 5개 증권사는 매출이 평균 4% 감소한 9228억원, 영업이익은 42% 줄어든 9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영업이익이 64.5% 감소한 59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봐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NH투자증권(005940)은 목표주가를 4만2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DB금융투자는 4만4000원에서 3만4000원으로 낮췄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가 본래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매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백색가전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2020년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으뜸효율 사업) 당시 대규모 교체 수요가 있었으나 지난해에는 관련 제품 매출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으뜸효율 사업은 정부가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것인데, 2020년 소비 진작을 위해 예산이 대폭 확대됐다.
롯데하이마트는 2020년부터 비효율 점포를 구조조정하고 체험형 대형매장인 메가스토어를 확대했다. 같은 해 8월 취임한 황영근 대표가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진두지휘 했다.
2020~2021년에 걸쳐 49개 점포를 폐점한 반면 잠실점에서 처음 선보인 메가스토어는 15개로 늘렸다. 메가스토어는 단순히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벗어나 안마의자, 게임용PC, 음향기기 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진행중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특수가 한풀 꺾이자 실적이 둔화된 것에 대해 회사가 새로운 성장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이 거래액 확대를 위해 구매금액이 큰 가전·가구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롯데하이마트엔 부정적인 요인이다.
신세계(004170)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은 지난달 가구 무료 배송·설치 서비스를 선보였고 쿠팡은 2020년 로켓설치를 도입한 데 이어 12일 일본 가구 1위 브랜드 니토리를 국내에서 단독으로 선보였다.
롯데하이마트도 작년 10월 온라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중고거래 서비스 '하트마켓'을 시작하는 등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중고거래 시장은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전문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그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현재 거래 현황을 보면 소비자가 직접 올린 매물보다 해당 지역 롯데하이마트나 롯데마트 매장에서 올린 상품의 거래완료 사례가 많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경쟁력 약화에 따른 점유율 감소가 이어지고 있으며 온라인 채널 확대, 저마진 상품군 비중이 증가하며 마진율 하락이 예상된다"며 "업황 부진을 감안해 구조조정 속도를 더욱 높일 필요가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성장 동력을 반드시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