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중고거래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vestiaire collective)가 한국에 상륙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와 구찌, 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케링그룹의 투자를 유치하며 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웹사이트. /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홈페이지 캡처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랑스에 본사를 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작년 11월 서울 종로구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등기이사로는 막시밀리언 비트너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최고경영자(CEO)를 올렸다. 현재 한국 운영 책임자, 진품 검증 담당자 등 임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정식 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중 시작될 전망이다. 지금도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할 수는 있지만 한국어 서비스가 안되고 중고 명품 거래 때 홍콩 물류센터를 이용해야 해서 절차가 복잡하고 배송 시간이 오래 걸렸다. 향후에는 한국어 홈페이지를 만들고 국내 물류거점을 확보해 배송 절차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더리얼리얼, 스레드업과 함께 세계 3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불린다. 더리얼리얼은 2019년, 스레드업은 작년 미국 나스닥시장에 각각 상장해 시가총액 1조3000억원 수준을 기록중이다. 두 회사가 미국 회사인 반면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프랑스 회사로 명품 중고거래로 유럽에선 1위다.

이 회사는 작년 3월 케링그룹 등으로부터 1억7800만유로(2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9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가 포함된 투자자들로부터 2억900만달러(2500억원)를 유치했다. 투자자들이 인정한 기업가치는 17억달러(2조원)다. 프랑스, 미국, 홍콩에 제품 검증센터를 두고 가품 거래를 차단한 것이 경쟁사와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제품을 소유하기보다 경험하길 원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며 전세계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 400억달러(약 48조원)에서 2025년 770억달러(약 94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의 2020년 거래액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했고 회원 수는 90% 증가한 1100만명에 달했다.

한국은 명품과 한정판 스니커즈 같은 고가 제품의 중고거래 분야에는 막강한 1위 사업자가 없다. 중저가 제품은 당근마켓, 중고나라에서 활발하게 거래되지만 고가 제품은 구구스, 필웨이 등 소규모 온라인몰이 일부 시장을 점유하고 오프라인에서도 거래가 이뤄진다. 작년 9월에는 전세계 1위 온라인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StockX)가 한국에 공식 진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