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갤러리아백화점의 주요 점포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하면서 김은수 한화솔루션(009830) 갤러리아부문 대표의 리더십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는 지난해 본점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명품관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7% 증가하며 1조587억원을 기록,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대전 타임월드점, 광교점도 각각 7407억원, 6016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15.4%, 60.9% 성장했다. 이에 업계에선 '작지만 강한(Small but Strong)' 백화점을 목표로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해온 김 대표의 리더십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범띠 CEO 김은수, 31년 만에 1조 매출 이끌어
올해로 6년째 갤러리아백화점을 이끄는 김 대표는 1962년생 범띠 CEO다. 미국 콜로라도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한화 무역부문 한화유럽법인장 상무, 2014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무를 역임한 후 2017년 11월 한화갤러리아(현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대표이사 부사장에 이어 작년 8월 사장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2020년 광교점을 출점했고, 지난해엔 신세계(004170)백화점의 대전 입성에 대항해 타임월드의 매출을 방어하는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경쟁사 대비 점포 수가 5개로 현저히 적지만, 주요 점포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프리미엄 백화점으로서 명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특히 명품관은 1990년 개관 31년 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3.3㎡(평)당 월매출은 1000만원으로, 갤러리 라파예트, 해롯 런던 등 해외 유명 백화점의 평균 평당 월매출(860만원)을 웃도는 수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파 출신으로 명품과 고급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김 대표가 명품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갤러리아 명품관은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럭셔리 주얼리와 시계, 남성 명품 매장을 키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의 명품 수요에 대응했다.
◇대전 타임월드, 신세계 공격에도 매출 두 자릿수 증가
대전 타임월드점도 선방했다. 타임월드점은 23년간 중부권 쇼핑 메카로 불렸으나, 지난해 8월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가 개장하면서 상권 내 입지가 좁아질 거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매출이 마이너스(-1.3%) 신장했던 2020년보다 오히려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루이비통·롤렉스·까르띠에·티파니 등 충청권 단독 명품을 대거 보유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스(COS), 아페쎄(A.P.C)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중부권 최초로 입점하고, 프리미엄 가전 전문관을 새롭게 선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광교점도 매출이 60% 넘게 급증했다. 영업면적 7만3000㎡(약 2만2000평)로 갤러리아 점포 중 가장 큰 광교점은 갤러리아가 '제2의 명품관'을 만들기 위해 10년 만에 출점한 점포다.
출범 초엔 '3대 명품'을 갖추지 못해 명품관으로선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005930) 플래그십스토어(대표 매장)를 유치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한 결과 지난해 매출이 급증했다. 개장 첫해엔 경쟁 점포인 신세계 경기점보다 매출이 1400억원가량 적었지만, 지난해엔 실적이 역전됐다.
'지역 랜드마크'를 지향하는 외관 전략도 통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의 건축사무소 OMA가 설계한 광교점은 암석층 단면과 같은 독특한 외관으로 지난해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베르사유 건축상'을 수상했다. 2020년 개편한 타임월드점은 5700여 개의 꽃 모티브로 만든 외관으로 3대 디자인상인 '2021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받았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시장이 양극화하는 가운데 프리미엄 쇼핑에 집중한 전략이 진가를 드러낸 거 같다"며 "앞으로도 작지만 강한 백화점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