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조차 하지 않은 샷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
아이스 하키선수 웨인 그레츠키(Wayne Gretzky)

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말을 인용해 임직원들에게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그레츠키는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대 득점인 2857포인트를 올리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를 평정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인 대기업 총수가 한마음으로 같은 인용구를 내세운 건 그만큼 유통업계가 변화와 혁신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걸 의미한다.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유통 경영인들은 한결같이 '실행력'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변화의 흐름에 과감히 올라타라는 것이다. "실패해도 좋으니 도전하라"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왼쪽부터). /각 사

신동빈 롯데 회장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이제는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그동안 우리가 이뤄낸 성과들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전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의 개방성과 다양성, 강력한 실행력, 미래 관점의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을 강조하며 "융합된 환경 속에서 연공서열, 성별, 지연·학연과 관계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빠르고 정확한 실행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평적인 조직 구조로 탈바꿈할 것을 주문했다.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은 오프라인 자산을 축으로 삼고 디지털 기반의 미래 사업을 만들어 가는 '디지털 피보팅(Pivoiting)'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디지털로의 온전한 피보팅만이 디지털 시대의 승자기 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며 "그룹 내외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해 오프라인도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자"고 당부했다.

이어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실패해도 좋다. 그 안에 배움이 있으면 된다"라며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 이제는 실천이고 진정한 싸움의 시작이다. 우리의 목표는 제2의 월마트, 제2의 아마존 아닌 제1의 신세계"라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069960) 그룹 회장은 "고객의 변화된 요구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찾는 '발견'과 내·외부 협력을 통해 '가치의 합'을 키우는 '연결'의 노력을 통해 '비전 2030′에 담긴 우리의 '성장 스토리'를 함께 써나가자"고 당부했다. '비전2030′은 현대백화점이 창립 50주년인 지난해 초 내놓은 청사진으로, 백화점·아웃렛·홈쇼핑·면세점을 주축으로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유관 사업에 진출해 2020년 말 13조2000억원대인 매출 규모를 10년 후 29조원까지 늘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 회장은 '계획이 즉각적으로 열심히 수행되지 않으면 그저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변화를 빨리 읽고 성장의 기회를 잡아 적극적으로 실행해 우리의 성장 스토리를 실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손경식 CJ(001040)그룹 회장은 "격변하는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미래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대변혁을 시작해야 한다"며 "그룹의 4대 미래 성장엔진(문화, 플랫폼, 건강,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투자와 M&A 등을 철저히 실행하고 미래 트렌드와 기술에 부합하는 신사업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고 인재들이 충분히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도록 인사제도와 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꾸어 나가야 할 때"라며 "연공서열을 타파한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탁월한 성과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보상을 하는 조직문화 혁신을 이루겠다"고 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품질 초격차, 기업 문화 혁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한 글로벌 100년 기업으로의 성장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며 중장기 연구기술 로드맵과 글로벌 식문화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R&D 허브 체계를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최적화된 의사결정에 빠른 실행력을 더한 기업문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신동원 농심(004370) 회장은 "고객 가치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기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며 새해 경영 지침으로 '밸류 업(VALUE UP)'을 제시했다. 고객 중심 경영으로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업그레이드하고, 이를 통해 미래 성장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신 회장은 "고객을 생각하며 미래를 꿈꾸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며 "실질적인 방향으로 미래를 준비해 농심의 내일을 알차게 채워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 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을 'Winning Together'로 정하고 3대 추진 전략으로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을 제시했다. 그는 "플랫폼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세상에서, 고객의 선택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브랜드의 힘"이라며 "시대정신을 반영해 브랜드 가치를 명확히 하고, 성장을 견인할 엔진 상품의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