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맞아 완구 시장이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코로나19)로 조용했던 작년 연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번 연말도 코로나19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보복소비'와 애니메이션 신규 시즌 방영 등의 영향으로 새 장난감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완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자동차나 로봇 등 남아가 선호하는 완구류는 43%, 인형이나 시크릿쥬쥬·캐치티니핑과 같은 여아 완구류는 26% 매출이 늘었다. 놀이완구는 20%, 레고와 같은 블록완구의 매출도 7%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캐릭터 콘텐츠 완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신장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완구의 주축인 '캐릭터 완구' 수요가 올 들어 크게 증가하면서 완구 매출이 확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신비아파트, 캐치티니핑 등 인기 애니메이션의 새 시즌이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완구 전체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요새 완구 시장에서 가장 인기 캐릭터는 '캐치!티니핑'이다. 캐치티니핑은 삼지애니메이션이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어린이를 타깃으로 만들었으나 청소년과 성인세대에서도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시즌1을 방영했으며, 지난 9월부터 시즌2가 방영되고 있다. 티니핑에서 나온 마법봉(하트윙스틱) 장난감은 18만~19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완구시장 호황 속 완구업체들 사이에선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자사만의 캐릭터를 갖고 있거나, 키덜트족 상품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손오공이나 영실업처럼 애니메이션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 상품을 유통하는 업체들은 실적 부진에 빠진 모습이다.
키덜트 대표 아이템으로 꼽히는 레고를 국내에 유통하는 레고코리아는 지난해 15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25% 증가한 실적이다.
프라모델 완구를 전문으로 하는 아카데미과학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256% 늘었다. 실바니안패밀리, 리얼펫, 미니특공대 등 캐릭터 완구를 판매하는 토이트론도 같은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 177% 증가했다.
반면 대형마트 등에 완구를 납품하며 마진을 남겼던 완구 유통사들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직접 완구 시장에 진출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손오공(066910)이 대표적이다. 손오공은 지난 8월 24일 헬로카봇, 터닝메카드 등으로 유명한 초이락컨텐츠컴퍼니와의 유통 계약이 종료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손오공의 전체 매출 중 초이락컨텐츠컴퍼니 완구의 매출이 13.7%를 차지했다. 계약 종료 영향으로 손오공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24억6200만원으로 전년대비 13% 감소했다.
국내 1위 완구업체인 영실업도 작년 매출이 1055억원으로 전년보다 18.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8억2700만원에서 29억1000만원으로 70.4%나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완구 시장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재편됐고,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애니메이션 기업 입장에선 대형마트와 직거래를 하거나, 네이버·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를 통해 직접 판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유통사와의 계약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