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이 고객 유치를 위해 쓰는 돈인 송객 수수료가 올해 2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면세점을 찾는 고객이 급감한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고객으로 꼽히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해 리베이트 비용을 늘렸기 때문이다.
21일 한국면세점협회와 면세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면세점의 송객 수수료는 약 2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의 송객 수수료 9000억원과 비교해 약 2.5배로 늘었다. 올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 전망이 약 18조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매출의 13%가 면세점으로 고객 유치에 쓰인 셈이다.
매출 급감을 겪은 국내 면세점이 돈을 벌기 위해 돈을 썼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 면세점 매출은 15조5042억원으로 전년(24조8586억원) 대비 37.6% 감소했다. 올해는 상반기 11조6568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누적 매출은 지난해 연간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송객 수수료는 여행사와 가이드에 지급한 알선 수수료, 이른바 리베이트"라면서 "코로나19로 여행객 자체는 늘지 않았으나, 따이공에게 돈을 주고 매출을 늘렸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국제선 여객 수는 4만1285명으로 전년 동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송객 수수료가 늘면서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호텔신라(008770)의 지난 3분기 면세점 부문 매출은 8576억원으로 전기 대비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5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대에 그쳤다. 지난 3분기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각각 253억원, 113억원을 적자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송객 수수료가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의 35%에 달할 것이라는 평도 내놓고 있다. 면세점 매출의 90% 이상이 따이공에서 나오는 가운데, 따이공에게 지급하는 돈이 알선료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면세점들은 따이공에게 선불권이나 사후 할인을 대거 적용한다"고 말했다.
면세업계가 송객 수수료를 줄이고 정상화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조치와 '면세점 구매한도' 폐지 등 정부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 면세점이 수익을 내고 정상화하기 위해선 여행객이 다시 늘어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여행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기까지 약 4년여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회복세에 접에 든다 해도 해외여행 심리가 회복하기까진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2025년이 돼야 2019년 수준인 이용객 7040만 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