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담배 제조·판매 기업 KT&G(033780)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 판매 지역을 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 시장에서 궐련 담배 판매를 잠정 중단하고 담배사업 전략 재검토에 돌입한 것과 대조된다. 궐련 담배 대비 규제가 덜한 궐련형 전자담배를 통한 해외 사업 확장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KT&G는 이달 초 이탈리아와 루마니아 등에 릴을 출시,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 지역을 전 세계 22개국으로 넓혔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전자담배 기기 '릴 솔리드'와 전용스틱 '핏'을 러시아에 출시한 지 약 1년 4개월 만이다. 지난 8월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로 판로를 넗히며 세계 10개국에 수출했던 것을 고려하면 4개월 새 12개국이 늘었다.
글로벌 담배회사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의 협업이 빠른 해외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 1월 KT&G는 PMI와 전자담배 릴 해외 판매를 위한 글로벌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KT&G는 최초 3년 동안 전자담배 제품을 PMI에 공급하고 PMI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릴 제품을 출시하고 판매하기로 했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통한 계속 성장을 노리고 있다. 기기에 전용스틱을 삽입해 가열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냄새가 덜하다는 장점 등으로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궐련형 전자담배 수출 증가 등으로 내년 매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T&G는 내년 유럽 주요국으로 릴 출시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KT&G는 미국 시장 궐련 담배 판매 중단 등 위기를 겪고 있다. 임왕섭 KT&G NGP사업단장은 "PMI의 시장 확장력이 더해져 해외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면서 "향후에도 양사 간 전략적 협업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