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지난 2017년 지주사 출범 이후 4년 만에 브랜드 사용료율을 인상했다. 브랜드 사용료란 '롯데'라는 이름을 쓰는 데 따른 대가로 일종의 이름값이다.

11월 1일 '신격호 기념관' 개관식 참석한 신동빈 회장. / 롯데그룹 제공

16일 롯데지주(004990)는 내년도부터 계열사에게 받는 브랜드 사용료율을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15%에서 0.20%로 인상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4년 전 지주사를 출범하면서 맺은 계열사와의 로열티 계약이 만료되면서 요율을 재검토했다"며 "2017년 대비 그룹 브랜드 가치가 상승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지주는 작년 23개 자회사로부터 상표권 사용수익으로 855억3800만원을 거둬들였다. 전체 영업수익의 29%다. 롯데케미칼(011170)이 167억원으로 가장 많고 롯데쇼핑(023530)이 160억원, 호텔롯데 78억3000만원, 롯데하이마트(071840) 62억9400만원 등이다. 내년에 브랜드 사용료율이 올라가면 연간 롯데 이름값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1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 출범 이후 롯데그룹 유통 부문엔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았다. 2017년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기로 한 이후 중국의 보복 조치에 시달리다 마트 사업을 접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롯데쇼핑 매출은 2017년 말 18조1798억원에서 작년 말 16조8438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호텔롯데는 6조5243억원에서 3조8444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지난 4년 간 인재 채용,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가 상승했다고 판단했고 다른 대기업 대비 브랜드 사용료율이 낮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가운데 지주사가 있고 유통업을 하는 CJ(001040)의 브랜드 사용료율은 0.4%, GS(078930)는 0.2%다.

경쟁사인 신세계(004170)그룹은 지주사가 없고 브랜드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 회사 측 한 관계자는 "그룹의 일체감을 유지하기 위해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는 개념"이라며 "단순한 사명 사용에 따른 사용료는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로열티 수입이 늘어난 만큼 브랜드 가치 제고에 재투자 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쟁사 대비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회사의 중장기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브랜드 평가 회사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2021년 한국 최고 브랜드 50에 따르면 롯데는 29위로 쿠팡(13위)과 이마트(139480)(18위)에 밀렸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월 하반기 사장단회의(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과 연구개발, 브랜드, IT 등에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달 롯데그룹은 지주에 브랜드경영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10월에는 디자인경영센터를 만들어 신임 센터장에 배상민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를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