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관련 시장에 뛰어드는 유통업체가 늘고 있으나 성과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는 2010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애견 이름을 딴 반려동물 전문점 '몰리스펫샵'을 열었으나, 2018년 36개던 매장이 현재 28개로 줄었다. 올 3분기 몰리스펫이 속한 전문점은 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회사 측은 "사업 효율화를 위해 전문점을 줄이는 대신 이마트 내 매대와 온라인 쇼핑몰로 판로를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어바웃펫'은 올해 3분기 순손실이 91억원으로 전년(29억원) 동기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매출은 117억원에서 170억원으로 늘었다. 어바웃펫은 GS리테일이 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에 인수한 국내 반려동물 쇼핑몰이다.

어바웃펫이 운영하는 펫TV. /GS리테일

유통 대기업들이 반려동물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해외 유명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비용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사료의 경우 로열캐닌 등 해외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식품 업체들이 앞다퉈 펫 푸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CJ제일제당(097950), 빙그레(005180) 등이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한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동물 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최대 반려동물 시장인 미국에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반려동물 업계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미국 애완용품 쇼핑몰 츄이(Chewy)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주가가 4배가량 증가했고, 지난 1월 나스닥에 상장한 펫코(PETCO)는 64억달러(약 7조272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SSG닷컴의 프리미엄 반려동물 전문관 '몰리스 SSG'. /SSG닷컴

국내에서도 반려 가구가 늘고 있어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반려 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9.7%를 차지했고, 서울과 수도권에선 절반 이상의 가구(54%)가 반려동물과 살고 있다. 한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4000억원으로 성장했고, 2027년에는 6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GS리테일은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반려동물 전문몰 '펫프렌즈' 지분 95%를 인수하고, 지난달 어바웃펫을 통해 반려견 맞춤 구독 서비스 '돌로박스'를 운영하는 더식스데이를 흡수합병했다. 이달 초에는 카카오모빌리티에 650억원을 투자하면서 이 회사가 내년에 시작하는 펫 택시 서비스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펫프렌즈는 빠른 배송과 24시간 상담 등을 내세워 매출이 2018년 30억원에서 지난해 314억원으로 10배 성장했다. 올해도 전년 대비 2배 성장이 예상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펫코노미(Petconomy) 시장에서 반려동물 생애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몰리스펫의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중이다. 지난해 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데 이어, 올해 9월 신세계그룹 온라인몰 SSG닷컴(쓱닷컴)에 반려동물 전문관 '몰리스 SSG'를 열었다. 회사 관계자는 "중소업체와 온라인이 장악한 펫 시장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선에 불과하다"라며 "쓱닷컴과 오프라인을 연계해 시장 성장의 기회를 포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쿠쿠홈시스의 넬로 펫 에어샤워 드라이룸. /쿠쿠홈시스

화장품 업체 토니모리(214420)는 지난 4월 펫푸드 전문 제조기업 오션을 인수했다. 동결건조한 천연 간식과 레토르트 멸균제품(HMR)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사람이 먹는 음식과 동일한 원료를 사용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식품안전 관리 기준인 해썹(HACCP) 인증을 받았다. 회사 측은 최근 구축한 포장 자동화 설비가 본격 가동되면 매출이 연간 15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활가전 기업 쿠쿠홈시스(284740)는 지난해부터 펫 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상품은 자동급식기와 반려동물용 드라이 룸 등으로, 향후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펫 가전에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생활용품 기업 크린랲은 지난달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반려동물 토탈케어 센터 '하울팟 케어클럽(HCC) 한남점'을 개점했다. 3층 규모 건물에 카페와 반려동물 편집숍, 식품관 미용실 호텔, 반려견 유치원 및 전용 아카데미 등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