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 대신 집밥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유통 업계가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강화하고 있다. 가정 간편식(HMR)이 조리하기 편한 음식 위주로 구성됐다면 레스토랑 간편식은 한 단계 발전해 노포(老鋪)부터 호텔까지 유명 식당의 맛과 분위기를 담아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6823억원에서 2022년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유명 셰프의 음식을 줄 서지 않고 바로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레스토랑 간편식 시장이 특히 성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마켓컬리는 올해 레스토랑 간편식 매출이 18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켓컬리는 2017년부터 레스토랑 간편식을 선보였는데 코로나가 확산한 지난해 매출은 2017년보다 46배 늘었다. 같은 기간 유명 셰프와 협업한 제품은 매출이 54배 증가했다. 소비자들에게 미식을 선보이고 코로나로 어려운 외식 업계에는 새로운 매출 창출 기회가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설렁탕·갈비탕 등 국·탕·찌개 한식 매출이 특히 높았는데, 맛집 조리법대로 끓인 제품을 급속 냉동시킨 뒤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마켓컬리는 보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이연복 셰프 메뉴는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고 광화문, 청담동, 이태원 등 서울 맛집의 매출도 높다”며 “셰프의 검증된 맛을 집에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GS25는 소고기보다 맛있는 돼지고기로 소개된 육통령과 협업해 목살 도시락을 선보였다. 목살과 통마늘 구이, 새송이 버섯, 오미자청 소스로 식당 한상차림처럼 구성했고 청기와 간판 이미지를 제품 디자인에 반영했다. GS25는 미쉐린 가이드에 오른 식당과 협업해 불백(불고기 백반) 도시락도 출시했다. GS25 관계자는 “소셜미디어(SNS) 등에 소개되는 개성 있는 맛집과 제휴해 레스토랑 간편식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그린푸드(453340)는 대전 곱창 치즈 파스타 등 지역 식당 10곳의 음식을 선보이는 ‘모두의 맛집’으로 레스토랑 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 식당이 조리법을 제공하면 현대그린푸드가 제품 기획·제조·유통·마케팅 비용을 부담한다. 지역 식당은 제품 판매량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다. 크라우드 펀딩(온라인 모금) 기업 와디즈와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식당을 지원하는 취지다.

홈플러스는 최근 매드포갈릭 피자, 오발탄 양밥 등 레스토랑 간편식 18종을 선보였는데 출시 첫 주 목표 실적을 75% 초과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신선가공팀 바이어(상품기획자)가 유명 식당에 줄 서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고급스러운 맛을 상품에 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