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와인, 가구, 반려동물 등 전문 매장을 강화하며 점포를 재단장(리뉴얼)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개 점포를 폐점했으나 올해 리뉴얼로 전략을 바꿨다. 상권 특성에 맞는 전문 매장을 강화해 고객을 유입하고 객단가(1인당 평균 구매액)를 높이기 위해서다.

/롯데마트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잠실점 이름을 ‘제타플렉스’로 바꾸고 재단장하고 있다. 이달 말 리빙 전문점 룸바이홈과 다음달 중순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를 연 뒤 다음달 말 제타플렉스를 완전 개장할 계획이다. 제타플렉스는 10의 21 제곱인 제타(ZETTA)와 결합 공간을 뜻하는 플렉스(PLEX)를 합친 단어다.

롯데마트 잠실점은 1층 면적 70%를 보틀벙커로 꾸미고 4000여 종의 와인을 들일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 와인을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뒤 올해 초 와인(wine)에서 이름을 딴 프로젝트W팀을 만들어 보틀벙커를 준비했다. 프로젝트W팀은 프랑스의 와이너리에서 와인 기사 작위를 받은 이영은 주류팀장과 와인 자격증(WSET)이 있는 5명의 팀원으로 구성됐다.

보틀벙커는 와인 서적, 용품 등을 구비해 와인과 관련된 모든 것을 종합한 매장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잠실점 상권의 고객 연령대와 경제적 능력 등을 고려했을 때 다양한 와인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와인 메가샵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건강기능식·화장품(H&B) 전문점 롭스의 프리미엄 버전인 ‘롭스 플러스’도 들인다. 기존에는 마트에 몇몇 화장품 업체가 입점하는 방식으로 뷰티 상품을 다뤘으나, 롭스 플러스를 통해 고객들이 다양한 화장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H&B 전문점의 고객은 대부분 20~30대지만 대형마트 주요 고객인 40~50대를 고려해 안티에이징 제품을 늘릴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반려동물 전문 매장 콜리올리를 서울 은평점, 광주광역시 수완점에 열며 반려동물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콜리올리는 브로콜리와 올리브의 합성어로, 강아지의 복슬복슬한 털이 브로콜리를 닮았고 고양이는 올리브처럼 둥글다는 취지로 이름을 지었다. 유통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건강기능식 특화존을 넣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반려동물 병원, 미용실, 보험, 장례, 사진 촬영까지 전용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했다.

롯데마트 안산점도 최근 재단장을 통해 와인·치즈 매장을 갖추고 해외 인기 와인과 식물성 비건 치즈 등 이색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브루어리 11곳의 맥주를 취급하는 수제 맥주존도 별도로 구성했다. 이외에도 롯데마트는 내년 초까지 판교점, 강변점, 거제점 등을 재단장할 계획이다.

롯데마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1조481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50.5% 급감한 120억원이다. 롯데쇼핑(023530)은 지난해 2월 수익성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점포 200여곳을 닫겠다고 밝히고 롯데마트 점포 12개를 폐점했으나 최근 리뉴얼로 방향을 선회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형마트에 방문한 김에 와인이나 리빙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가 많았다면 이제는 와인을 사러 왔다가 대형마트에 들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