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골프복을 입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그는 이런 차림을 '시선교란 작전'이라고 표현한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신세계TV쇼핑이 정용진 부회장 관련 상표를 출원했다가 취소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11일 특허청 특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TV쇼핑은 지난 3일 '시선교란(SISUNGYORAN)' 상표를 출원했다. 시선교란은 정 부회장이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화려한 골프복을 착용한 사진을 올릴 때마다 언급해 온 단어다. 현란한 문양의 골프복을 입어 함께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시선을 교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 9월 줄무늬 티셔츠 사진과 함께 '시선교란 작전'이라는 해시태그(#)를 게시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티셔츠의 왼쪽가슴 부분엔 정 부회장의 이니셜 'CYJ'가 들어갔고, 목 부분엔 정 부회장의 캐릭터와 '시선교란'이란 문구가 들어간 상표가 달려 '정용진 표 골프복'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홈쇼핑 계열사인 신세계TV쇼핑이 '시선교란' 상표를 출원하자, '정용진 골프복'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세계TV쇼핑은 골프복·골프화(25), 골프가방·골프채(28), 골프용 양산(18), 골프시계(14) 등 골프 관련 상품에 상표를 대거 출원했다.

회사 측은 정 부회장의 이름을 딴 골프복 사업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실무진이 내부 논의 없이 상표를 등록한 것일 뿐, 실제론 사업 추진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9일에는 내부 회의를 통해 출원한 상표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앞서 정 부회장이 관심을 보이는 분야나 준비 중인 사업을 자신의 SNS에 게재해 온 만큼, 나중에 골프복 사업을 펼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신세계푸드(031440)가 이날 출범한 베이커리 브랜드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도 정 부회장의 부캐(부가 캐릭터) '제이릴라'를 활용했다. 올 들어 정 부회장은 제이릴라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SNS에 노출해 왔고, 4월 열린 SSG랜더스 프로야구 개막전에도 나란히 등장해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여름엔 빵을 시식하는 모습을 공개해 신세계가 곧 베이커리 사업에 진출할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정용진 부회장이 올린 빵 시식 사진. 해당 빵은 11일 출시한 베이커리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의 샘플로, 실제 제품으로 출시된 빵도 보인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이 패션 애호가라는 점도 골프복 사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정 부회장은 평소 SNS에 친환경 패션 브랜드 올버즈의 제품과 나이키 언더커버 오버브레이즈를 리셀로 구매한 인증 사진 등을 올리며 팔로워들과 적극 소통해왔다. "청바지 브랜드가 뭐냐"는 팔로워에 질문해 직접 답변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정 부회장의 패션 브랜드가 출시된다'는 보도가 나온 후엔 해당 기사를 직접 캡처해 게재하며 "금시초문"이지만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다.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70만8000명이다. 그는 직접 SNS를 관리하며 대중과 가깝게 소통하고 있다. 아무 사진이나 올리지 않고 일정 수량을 조정해 올린다. 게시된 사진은 그의 최근 사업 관심사를 반영한다. 현재 그의 SNS에 게시된 29개의 사진 중 5개가 '시선교란 작전'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