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슈퍼도 온라인 주문은 물론 퀵커머스(소량의 생필품을 1시간 이내 배송)를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동네슈퍼는 그동안 쿠팡, 이마트(139480) 등 유통 대기업의 온라인 경쟁에서 소외됐는데, 여당이 중소유통업체의 온라인화(化)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법률안 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중소유통업 혁신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중소유통 혁신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중소유통업의 스마트화와 디지털 전환을 위해 매년 혁신촉진 시행계획을 세우고 온라인 플랫폼과 풀필먼트 구축을 행정적·재정적·기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동주 의원은 "동네슈퍼와 각종 도소매 업체들은 디지털 전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경쟁에서 도태되거나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 종속되고 있다"며 "소비자와 배송 거리가 가까운 동네슈퍼도 풀필먼트를 제공해 경쟁력, 소비자 복리 후생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7월 30일 서울 중구 한 동네 슈퍼마켓. / 연합뉴스

동네슈퍼는 2019년 기준 전국에 총 4만8468개가 있다. 법적인 정의는 없고 한국표준산업분류상 기타 음·식료품 위주 종합 소매업체를 집계한 수치다. 도소매 업체 중에서 대기업 계열이나 영업면적이 165㎡(약 50평)를 초과하는 대형 마트를 제외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동네슈퍼 종사자 수는 8만9335명, 슈퍼 한개당 평균 연 매출은 2억원이다.

동네슈퍼 수는 2017년 5만8400개에서 2019년 4만8468개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11조원에서 9조8300억원으로 줄었다. 중소기업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에선 그 이유로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을 꼽는다. 네이버(NAVER(035420))와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고 이마트, 롯데쇼핑(023530), GS리테일(007070) 등 대기업들도 온라인 사업을 키우면서 디지털화가 늦은 동네슈퍼들이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동네슈퍼는 온라인 주문을 받지 않는다. 매장에서 일정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무료로 배송해 주는 경우가 많다.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구축할 IT 인력과 인프라가 없고 창고에 제품을 보관해뒀다가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찾아서 포장한 뒤 배송하는 일련의 물류 과정을 시스템화(化)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유통 대기업들은 IT와 물류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배송 속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부터 중소유통기업의 풀필먼트 구축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03년부터 전국에 만든 39개의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중소유통센터)를 현재 단순 물건 보관 창고에서 동네슈퍼의 온라인 주문에 대응할 수 있는 공동 물류센터로 바꾸고 점포와 물류센터 재고를 연동하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내용이다. 중소유통센터는 현재 각 지역의 동네슈퍼 관계자들로 구성된 단체가 운영하고 있다.

이동주 의원이 제출한 법안이 통과되면 이 사업의 지원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속도는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는 경북 포항, 경남 창원, 경기도 부천 3개의 중소유통센터를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SW 개발은 전자·IT업계 컨설팅을 하는 사단법인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맡고 있다. 사업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포항에선 내년 말 시범 서비스가 시작돼 동네슈퍼에서 온라인 주문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 개발은 2023년 1분기에 마무리 돼 창원, 부천에 도입된다.

동네슈퍼의 디지털 역량이 강화돼 소비자 만족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사업 추진 속도가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네이버와 쿠팡을 비롯해 이마트, 롯데 등 유통 대기업들이 이미 IT·물류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배송 시간을 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새벽배송이 지금보다 더 보편화 되고 퀵커머스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퀵커머스는 현재 우아한형제들(B마트)과 쿠팡(쿠팡이츠 마트)이 주축이지만 올해 오아시스마켓, 메쉬코리아, 바로고 등 3개 업체가 추가로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