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 탄생 100주년을 맞는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상전(象殿) 신격호 명예회장의 업적이 재조명된다. 롯데는 신격호 창업주의 도전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에 흉상을 설치하고, 기념관을 공개한다.
롯데지주(004990)는 1일 오전 흉상 제막식 및 '상전 신격호 기념관' 개관식을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장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및 4개 부문 BU(Business Unit) 장 등 임직원 10여 명이 참석했다.
신동빈 회장은 기념사에서 "신격호 명예회장님께서는 대한민국이 부강해지고 우리 국민이 잘살아야 한다는 굳은 신념으로, 사회와 이웃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만들고자 노력하셨다"며 "롯데는 더 많은 고객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롯데를 만들어가는 길에, 명예회장님께서 몸소 실천하신 도전과 열정의 DNA는 더없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명예회장님의 정신을 깊이 새기면서, 모두의 의지를 모아 미래의 롯데를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에 흉상 설치하고 기념관 마련
흉상은 좌대 포함 185cm 높이로, 청동으로 제작됐으며 롯데월드타워 1층에 전시된다. 광화문 세종대왕상,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대형 인체 조각 등으로 널리 알려진 김영원 조각가가 제작을 맡았다. 흉상 뒤에는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는 문구를 강병인 서예가의 글씨로 담았다.
'상전 신격호 기념관'은 롯데월드타워 5층에 약 680m²(약 205평) 규모로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신격호 창업주가 일궈낸 롯데의 역사를 미디어와 실물 사료로 확인할 수 있다. 창업주의 일대기를 포토 그래픽으로 구성했고 초기 집무실도 재현됐다. 집무실에는 '화려함을 멀리하고 실리를 추구한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거화취실(去華就實)'과 한국 농촌의 풍경이 담긴 액자가 걸렸다.
이와 함께 신격호 창업주가 청년 시절 일본에서 고학하며 롯데를 창업한 과정에서 있던 6가지 주요 일화를 일러스트 영상으로 구성했다. '라이브 드로잉의 대가'로 불리는 김정기 작가가 롯데의 발전상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대형 드로잉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생전 창업주가 신고 현장을 누볐던 낡은 구두와 돋보기, 안경집, 펜과 수첩 등의 집무 도구, 명함과 파이프 담뱃대, 즐겨보던 책과 영화 테이프 등도 전시됐다. 롯데제과 최초의 껌 '쿨민트'와 롯데백화점 초기 구상도, 롯데월드타워 기록지까지 사업의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신격호 창업주와 롯데그룹이 수상한 상훈과 상패, 롯데월드타워 설계부터 완성까지의 과정과 사회공헌 활동상도 전시된다. 롯데는 기념관의 다양한 콘텐츠를 온라인 및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온라인 기념관도 운영할 예정이다.
◇청년 창업가에 지원금...간호사 자녀 110명에 장학금 수여
신격호 창업주 탄생 100주년 당일인 3일에는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 출간과 함께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롯데벤처스는 '1세대 글로벌 청년 창업가'라고 할 수 있는 창업주의 도전 정신을 잇고자, 우수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선발된 스타트업 13개사를 대상으로 총 5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수여한다. 롯데벤처스는 최대 25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다.
사단법인 한국유통학회는 '제3회 상전유통학술상' 시상식을 열고, 유통학 관련 연구를 통해 유통정책과 산업 발전에 공헌한 학자들을 선발해 상금을 수여한다. 이 학술상은 지난 2019년 12월 신격호 창업주의 공적을 기리고, 우수한 유통학 연구자를 발굴·양성하기 위해 제정됐으며 롯데그룹이 후원한다.
롯데장학재단은 간호사 자녀 110명에게 총 1억2000만원의 나라사랑 장학금을 수여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전선에서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간호사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취지다.
이날 오후 7시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창업주의 꿈과 도전, 열정을 기리는 기념음악회를 연다. 신격호 창업주 생전의 애청곡으로 알려진 가곡 '사월의 노래(박목월 작시)'를 가수 김현철 씨가 편곡해 헌정 영상의 음악으로 제작했다. 또 홍수환 전 WBA 챔피언, 조상연 7단, 권성원 차의과학대학교 석좌교수, 박영길 롯데자이언츠 초대감독 등이 생전 창업주와의 추억을 회고하는 인터뷰 영상도 공개된다.
영상에서 홍수환 선수는 "회장님 일본 집무실에 처음 갔을 때 한국 풍경의 그림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고향을 항상 생각하시는 분이구나'라고 느꼈다"며 "타국에서 성공했어도 모국, 조국을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라고 말했다.
조치훈 9단의 형인 조상연 7단은 조치훈 9단이 일본에서 명인 타이틀을 획득하고, 한국 정부에서 주는 은관문화훈장을 받으러 갈 때 신격호 창업주가 일등석 비행기표를 끊어 주시며 한국까지 동행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 도착해 '내가 데려왔습니다'라며 인터뷰를 하실 법도 한데, 말없이 가버리셨다"며 뒤에서 조용히 후원했던 신격호 창업주의 배려심에 대해 회고했다.
박영길 감독은 "불 꺼진 호텔 복도에서 창업주께서 무엇인가 하고 계시길래 봤더니 바닥에 떨어진 하얀 실오라기를 직접 줍고 계셨다"며 현장에서 솔선수범하던 신격호 창업주의 모습을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