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 'BGZT Lab' 2호점. / 번개장터 제공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애플리케이션(앱)을 벗어나 오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오는 29일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스니커즈(운동화) 리셀(resell) 매장 ‘BGZT Lab(브그즈트랩)’ 2호점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069960) 더현대서울에 브그즈트랩 1호점을 연 지 8개월 만이다.

더현대서울 브그즈트랩 1호점의 인기가 2호점으로 개점으로 이어졌다. 번개장터가 국내에 재고가 없거나 한정 판매돼 구하기 어려운 스니커즈 모델을 가져다 직접 보여주면서 20~30대 젊은 층이 몰렸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 2월 1호점 개점 이후 지난 9월까지 13만명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최재화 번개장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구하기 어려운 스니커즈를 산 후 더 높은 가격에 되파는 이른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가 뜨면서 지난해 스니커즈가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된 품목에 올랐다”면서 “스니커즈 리셀만을 앱 안에서 부각하기 어려워 시작한 오프라인 매장이 의외의 성과를 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2호점은 1호점의 약 두배 규모인 195㎡(약 59평)로 조성됐다. 스니커즈 수집의 원조이자 대표 격인 나이키 ‘조던 1′ 시리즈만을 모았다. 매장 입구에는 ‘시카고 컬러’ 6족이 진열돼 있다. 시카고 컬러는 조던이 뛴 미국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 선수복 색을 본뜬 모델로, ‘원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신발 바닥에 있는 QR 코드를 인식하면 번개장터 앱으로 연결된다. / 배동주 기자

매장 양 벽면에는 360여 족의 조던 1 스니커즈로 채운 스니커즈월이 마련됐다. 국내 최대 규모 조던 1 컬렉션이다. 마이클 조던이 선수 시절 착용했던 농구 유니폼과 에어조던 14종도 들여왔다. 곽호영 번개장터 패션전략기획팀장은 “6명으로 이뤄진 소싱팀이 개인 수집가 물건까지 수소문해 상품을 공수해 왔다”고 설명했다.

번개장터는 오는 11월 브그즈트랩 3호점 개점도 예정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번개장터의 이미지까지 바꿔놓았다는 판단에서다. 최 COO는 “오프라인 매장은 신뢰를 주는 장점이 있다”면서 “과거 온라인에서 돌았던 ‘믿거번(믿고 거르는 번개장터)’이라는 말도 오프라인 매장 출범으로 달라졌다”고 했다.

오프라인은 네이버(NAVER(035420))와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잇따른 리셀 시장 진출에도 번개장터만의 차별점이 되고 있다. 번개장터는 브그즈트랩 진열장 각 상품에 QR 코드를 부착했다. QR 코드를 찍으면 번개장터 앱으로 연결된다. 올 들어 9월까지 번개장터 스니커즈 거래액은 715억원을 기록해 올해 연건 거래액은 지난해 수치(820억원)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유통가도 번개장터의 브그즈트랩을 주목하고 있다. 회원의 80%가 10~30대 젊은 층인 번개장터의 오프라인 실험이 일단의 성공을 거두면서다. 최 COO는 “지난 2월 현대백화점 입점 이후 유통채널의 협업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스타필드 입점도 신세계그룹의 요청이 계기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