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발생한 KT(030200) 네트워크 장애로 KT 인터넷 망을 이용한 유통업체들은 결제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기업 전용 회선을 사용하는 업체의 경우 피해가 적었지만, 식당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업장은 피해가 컸다.
스타벅스는 KT, SK텔레콤(017670), LG유플러스(032640) 등 인터넷 3중 망을 쓰고 있어 결제엔 차질이 없었으나, 모바일 앱 접속을 못해 모바일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KT에서 기프티쇼(모바일 쿠폰 서비스)를 승인해주지 않아 되돌아간 고객도 있었다.
KT 멤버십 할인을 제공하는 GS25와 이마트24 등 편의점에서는 고객들이 모바일 앱을 사용하지 못해 할인을 받지 못했다.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일부 편의점 가맹점은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 현금 결제를 받아야 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편의점 중 30~50%가량이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마트(139480)의 경우 KT 기업용 회신을 사용하는 계산대는 결제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일반 회선을 사용하는 키오스크에서는 상품권 교환 업무가 먹통이 돼 고객만족센터에서 직원이 업무를 대신해야 했다.
점심시간에 인터넷망이 마비되면서 식당과 카페 등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컸다. 카드 단말기가 안돼 현금 결제를 받거나 계좌이체를 받느라 주문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카드 결제가 안돼 손님을 돌려보내는 일도 발생했다. 서울 중구의 한 식당 사장은 "KT 통신장애로 카드 결제가 안돼 들어왔던 손님들이 다 돌아갔다"며 "오피스 상권이라 점심시간이 유일하게 매상을 올리는 피크 타임인데 장사를 망쳤다. 손해배상은 받은 수 있는 거냐"라고 토로했다.
배달의민족 등 배달 플랫폼 접속이 마비되면서 배달 영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한 배달 라이너는 "하필 점심시간에 인터넷이 안돼 평소 받던 콜의 절반을 날렸다. 평소엔 많으면 10개까지 받는데 오늘은 2개를 받았다"고 말했다. 콜을 받았지만, 통신장애로 전달지가 확인이 안돼 배달을 못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또 다른 라이더는 "돈가스 3개를 픽업한 뒤 전달할 장소를 확인하지 못해 근처로 이동해 인터넷을 이용해 겨우 배달했다. 하마터면 배달을 하지 못할 뻔했다"라며 "이번에 다른 통신사로 무조건 옮기겠다"고 말했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정확한 피해 상황과 규모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통신장애로 음식점, 카페, 편의점 등 자영업자들의 영업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8년 KT 아현 지사 화재사고로 서울 강북지역과 수도권 북서부 지역에 네트워크 먹통 사태가 발생했을 때 KT가 추산한 소상공인 피해액은 469억원이었다. 당시 피해 고객 110만 명이 1~6개월치 통신 요금을 감면받았고, 소상공인 1만2000여 명이 총 70억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이번엔 피해 범위가 전국적이어서 보상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