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139480)가 운영하는 편의점 이마트24가 점포 운영을 돕는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가맹점주 마음 붙잡기에 나섰다. 출점 제한 자율규약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자 가맹점주 지원을 늘려 기존 점포를 뺏기지 않으면서도 다른 브랜드 점포를 가져오려는 전략이다. 이마트24는 식품 부문 강화 등 점포 수익 개선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11일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하는 카카오톡 챗봇 서비스를 열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가맹점주인 것을 인증하면 신상품 및 행사 상품 안내는 물론 경영주 복리후생까지 24시간 문의할 수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궁금증을 신속하고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입했다"면서 "경영주(가맹점주)가 본연의 업무에 몰입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홈페이지 창업가이드에 가맹점주를 위한 혜택도 명시했다. 이마트24 본사 직원들이 받는 복지 혜택과 동일한 자녀 학자금 지원을 내걸었다. 지난해 말부터 유치원,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 학자금에 최대 4000만원을 지원한다. 리조트 숙박 및 휴가비 지원, 경조사 지원도 담았다. 지난해 8월부터는 가맹점 경영주 및 직계가족, 근무자까지 종합 건강검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원안을 냈다.
이마트24가 가맹점주 지원을 늘리는 이유는 가맹점주 마음을 사로잡는 게 점포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 됐기 때문이다. 2014년 후발주자로 편의점에 진출한 이마트24는 외형 성장에 실패하며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적자만 220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차입금은 18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9%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870%에 달했다.
편의점업계는 점포 수 1만개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1만개 점포는 갖춰야 상품을 다양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편의점업계 1~3위 CU와 GS25, 세븐일레븐 모두 1만개 넘는 점포를 갖췄다. 하지만 이마트24 점포 수는 지난 9월 기준 5600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마트24는 2018년에 약 3700개였던 점포 수를 2020년까지 6000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까지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점포를 확장하지 못한 이유로는 2018년 12월 편의점 점포 간 출점 거리를 제한하는 '편의점 산업의 거래 공정화를 위한 자율규약'(자율규약)이 꼽힌다. 이 규약은 '담배 소매인 지정 거리'를 기준으로 기존 점포와 최소 50m 이상 떨어진 거리에만 신규 출점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이마트24는 지난해 8월 맞은편 편의점과 거리가 49.5m인 곳에 출점을 진행해 행정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당초 3년 기간으로 정해졌던 출점 제한 자율규약이 연장 수순에 들어갔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말 일몰 예정이었던 출점 제한 자율규약은 3년 더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 9월 중순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등이 자율규약 연장 관련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면서 "대부분 편의점이 연장 동의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가맹점주 혜택을 확대해 재계약 점포를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수는 2013년에 전년보다 300개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2014년 1161개에서 2015년 2974개, 2016년 3617개, 2017년 4213개로 급증했다. 편의점 가맹 계약이 대체로 5년 단위로 갱신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와 내년에 점포 확대의 큰 장이 선 셈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가 점주 마음을 사로잡아 간판 교체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가맹점주의 수익 보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편의점 본사와 일정 비율로 수익을 나누는 기존 관행 대신 월회비(65만~165만원) 지급 후 나머지 수익은 가맹점주가 갖도록 했다. 24시간 영업도 의무가 아니다. 한 편의점 점포 개발 담당자는 "편의점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가맹점주를 향한 혜택만큼은 이마트24가 최고"라면서 "창업안내 페이지에서 가맹점주 혜택을 직접 명시하는 곳은 이마트24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가맹점 간접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 9월 말 슬로건을 '딜리셔스 아이디어(Delicious Idea)'로 바꾸고 식품 부문 확장에 나섰다. 이마트24는 도시락 등 간편식 구색이 3사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양한 연령대 고객 입맛을 잡기 위해 임직원 품평회 인원과 횟수도 전년의 2배로 늘렸고, 강점으로 평가받는 와인과 커피 관련 먹거리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는 SK플래닛 출신의 정보통신(IT) 전문가 김장욱 대표 취임을 계기로 IT 기반 하이브리드 매장 확대에도 나섰다. 지난 8일에는 상품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완전 무인 편의점을 열기도 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밤에만 무인으로 운영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점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경영주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보다 편한 경영 환경을 조성해 최대한 많은 점포를 출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