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가 6일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2' 출간 기념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미래의창

"극소 단위로 파편화된 사회에서 공동체가 모래알처럼 개인으로 흩어지고, 개인은 더 미세한 단위로 쪼개지는 시대가 됐다. 나노사회라는 메가 트렌드 아래, 선거의 해인 2022년을 맞는 대한민국은 분열의 길이냐 연대의 길이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6일 온라인으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2′(미래의창)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내년도 대표 트렌드 키워드로 '나노사회(Nano Society)'를 꼽았다. 김 교수는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인기, 선거를 앞두고 나타나는 에코 체임버(반향실) 현상 등이 나노사회의 증표"라며 "나노사회는 내년에 나타날 모든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의 근인(根因)"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이 알아서 살아야 하는 시대에 믿을 건 돈뿐이다. 이에 여러 직업을 갖고 주식, 그림, 음악 저작권 투자 등을 통해 수입을 다변화하는 '머니 러쉬(Money Rush)' 현상이 강해진다. 경제력이 생기면 나를 과시하는 방법으로 희소성이 높은 물건에 관심을 갖게 된다. 바로 '득템력(Gotcha power)'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경험하며 등장한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도 주목할 트렌드다. 자연과 시골의 매력을 즐기면서도 도시생활의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시골향(向) 라이프스타일로,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시골에서 지내는 식이다. 김 교수는 비대면 경제의 발달로 이런 삶이 가능해졌다며 지자체가 이를 잘 활용하면 지역 균형발전과 도시 과밀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살아남으려면 건강은 필수다. 이전처럼 힘들게 하는 건강 관리가 아닌 즐겁고 재밌게 지속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떠오르고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아이스크림을 안 먹는 것이 아니라, 칼로리가 낮은 아이스크림을 선택하는 식이다. 20~30대도 건강을 챙기는 '얼리케어 신드롬'도 눈여겨 볼만 하다.

김 교수는 내년에 주목할 만한 세대로 X세대를 꼽았다. 70년대생을 뜻하는 X세대는 사회와 시장의 허리에 해당하지만, 베이비부머와 MZ세대 사이에 껴서 주목받지 못했다. 김 교수는 기성세대보다 풍요로운 10대를 보낸 40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지니며, 자신의 10대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엑스틴(X-teen)'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이외에 스스로 루틴을 만들어 관리하는 '바른생활 루틴이', 비대면 환경에서 중요해진 '실재감 테크', '좋아요'에 기반한 소비를 추구하는 '라이크 커머스(Like-Commerce)', 브랜딩과 정치의 영역에서도 자기만의 서사가 필요하다는 '내러티브 자본'도 주목할 트렌드로 뽑혔다.

10가지 키워드의 두운을 합쳐 만든 내년을 표현하는 단어는 'TIGER OR CAT'으로 선정했다.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호랑이냐, 고양이냐의 큰 갈림길에 놓여있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내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첫 번째 해"라며 "흑사병이 끝나고 르네상스가 꽃피웠던 것처럼 변화하는 트렌드 신속히 적응해 나가면 흐름을 바꾸고 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