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업계가 사이판·남극·스위스·스페인 등 해외 여행을 재개하고 있다. 국내 1차 백신 접종자가 전체 인구의 77.4%, 접종 완료자가 53%를 넘어서면서 ‘위드(with) 코로나’를 준비하는 것이다. 여행 업계에선 “입국 허용 폭을 넓히는 국가들이 많아 연말 해외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5일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사이판 여행을 예약한 한국인은 4000명을 넘겼다. 한국은 사이판과 지난 7월부터 ‘트래블 버블(여행 안전 권역)’을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트래블 버블은 백신 접종을 마친 여행객에게 자가 격리 등을 면제해주는 협정으로 단체 여행객을 대상으로만 허용하고 있다.

사이판 비치

마리아나 주정부는 한국인 여행객에게 코로나 검사 비용과 여행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7일 미만 250달러(약 30만원), 7일 이상 500달러(약 60만원), 사이판·티니안·로티 등 북마리나아 섬 3곳 이상을 7일 이상 여행하는 경우 1500달러(약 179만원)까지 지원한다. 교원KRT 관계자는 “사이판 여행 사전 예약자가 1600명을 넘었다”며 “트래블 버블을 활용할 수 있는 해외 여행에 대한 문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연휴 기간 사이판에 다녀왔다”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보다 행복했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인터파크는 최근 1890만원짜리 남극 탐험 상품을 선보였다. 2023년 3월부터 18박 20일 동안 남극의 자연을 둘러보고 야생 동물을 촬영할 수 있다. 비행기로 아르헨티나 땅끝 마을로 이동한 뒤 남극 탐험 선박으로 갈아타며 이동한다. 레스토랑·수영장을 갖춘 배로 해양생물학·지질학·역사학 전문가가 동행해 강의해준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를 맞아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여행에서 벗어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남극 여행 상품을 준비했다”고 했다. 이어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다”면서도 “2023년 출발하는 만큼 해당 시점이면 코로나가 종식될 것으로 예측돼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스위스·스페인 등 유럽 여행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 국가는 한국과 트래블 버블을 체결하진 않았지만 백신 접종을 완료했을 경우 자가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국가별로 그때그때 상황이 다르지만 현재 백신 접종 증명서 등을 제출하면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달 1년 6개월 만에 여행객과 가이드 등 13명이 7박8일 동안 스위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이달 중순에도 18명이 스위스로 출발한다. 롯데관광개발은 스위스 정부 관광청이 시행하는 클린 앤 세이프(Clean and Safe) 인증을 받은 호텔과 레스토랑을 선택해 여행 상품을 구성했다.

한국인 여행객은 스위스 입국 시 영문으로 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하고 한국에 귀국하기 72시간 전 검사받은 유전자 증폭(PCR) 음성 결과지를 내는 경우 자가 격리가 면제된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출발 전 여행을 망설이던 고객들도 스위스 여행에 만족했다”고 했다.

교원KRT는 지난달 6박9일짜리 스페인 여행을 성사시켰다. 20여 명이 마드리드 국제 공항으로 입국해 9개 도시를 거쳐 바로셀로나에서 귀국했다. 이달 8일과 29일에도 스페인 여행객들이 출발할 예정이며 백신 접종 완료자만 해당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교원KRT 관계자는 “유럽 여행에 대한 문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11월부터 여행자 입국 제한 조치가 완화되는 미국을 비롯해 연말 해외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